매일신문

21세기 지도자에게 필요한 품격은?…『리더의 품격』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일까. 포용? 결단력? 엄격한 상벌? 솔선수범? 각자 나름의 답이 있을 수 있고 또 상황에 따라 리더십의 유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 '리더의 품격'은 2천 년 중국사 속에서 특별한 '품격'으로 새 시대를 창조하고 왕조를 이어간 황제 5인의 리더십에 대해 다루고 있다.

원(元)태조 칭기즈칸, 원세조 쿠빌라이, 영락제 주체(朱棣), 강희제 현엽(玄燁), 건륭제 홍력(弘曆)은 모두 탁월한 리더십으로 각 시대의 황금기를 열어 갔던 군주들이다.

이 책은 지도자로서 품격을 지키며 한 시대를 열어갔던 황제들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리더십의 유형을 제시한다.

수백 개 부족으로 갈라져 있던 몽골을 통일한 칭기즈칸은 수많은 정적(政敵)들과 싸우고 연합하며 칸(Khan)으로 옹립됐다. 법치를 확립해 국가 기강을 세웠으며 몽골 전역을 혈연(정략결혼)으로 연결해 '가족적 유대'를 강화했다. 저자는 칭기즈칸을 분열되어 있던 몽골을 하나로 묶기 위해 '전략'이라는 품격을 지킨 리더로 평가하고 21세기 분열의 시대에 조직을 전략적으로 묶고 통합하는 바람직한 리더상으로 보고 있다.

칭기즈칸 사후에 분열된 몽골제국을 다시 통일했던 쿠빌라이칸은 '융화의 품격' 리더십을 펼친 군주다. 그는 다민족 세계국가였던 몽골을 인위적으로 강압적으로 묶으려 하지 않았다. 인종, 민족, 종교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발탁했으며 새 문화를 수용했다. 위기를 피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해 새 시대를 열어간 그의 리더십은 갈등이 일상화된 현대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명나라 창업주(태조 홍무제)의 아들이자 2대 황제의 숙부였던 영락제는 '개척의 품격' 리더십을 펼쳤다. 대대적인 개혁정책을 전개했던 제(帝)는 다섯 차례에 걸쳐 북벌을 단행했고 멀리 해상원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영락제의 개척 정신은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바꿔가며 탁월한 리더십을 펼쳐보였던 것이다.

8세 어린 나이에 황위에 오른 청나라 강희제는 수렴청정을 하던 보정대신들을 물리치고 일찍부터 청나라 황금기 치세의 청사진을 그렸다. 한족과 만주족을 두루 고용해 민족 간 갈등을 원천부터 없앴고 신학문과 서역의 문화를 몸소 배우고 무역을 발전시켰다. 강희제의 이런 치세는 반짝 떴다 사라지는 현대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이상 품격' 리더의 전형을 제시한다.

청나라의 황금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건륭제는 검소한 생활, 단정한 몸가짐에 강건한 신체를 바탕으로 어떤 사안에도 공정한 결정을 내렸다. 내외로 균형 잡힌 치세를 펼친 덕에 원나라 이후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했다. 인재를 균형 있게 등용하고 업무에는 대소를 떠나 언제나 공평했던 그의 리더십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공정의 품격'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현재 한반도 주변의 복잡한 분쟁이나 전 세계의 외교적 마찰은 각국 지도자의 리더십 특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동북공정' '일대일로'로 대표 되는 중국의 패권정책이나 '평화헌법 개정'과 같은 일본의 신군국주의화도 각국의 리더십이 빚어낸 결과물로 우리에게는 갈등요소로 다가온다. 10년 만에 보수와 진보의 교체가 이루어진 한국에서도 어떤 리더십을 펼치는가에 따라 동북아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고 아시아의 약소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바야흐로 리더십 혁명시대를 맞아 리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바람직한 지도자에 대한 욕구와 갈증이 최고조에 도달해 있다. 이 책은 '리더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이 시대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21세기 진정한 리더십의 '품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37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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