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 8년째 폐허로 방치한 달서구 두류동 두류정수장 터 활용법을 두고 시와 인근 주민이 마찰을 빚고 있다.
대구시가 근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일부 공간을 임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정수장 인근 주민이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땜질 처방이 아닌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라"며 반발한다.
시는 달성군 문산정수장에 두류정수장을 대체할 시설을 준공한 뒤 2009년 8월부터 정수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폐쇄했다.
옛 두류정수장 터 15만8천여㎡ 가운데 가압장, 수질연구소 등 수도 관련 시설이 있는 2만2천여㎡를 뺀 13만5천여㎡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인근에 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 접근성이 뛰어난 점 등을 이유로 도심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한다.
이런 까닭에 과거 대구기상대 이전, 이우환 미술관 건립 등 굵직한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두류정수장 터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2015년 8월 대구경북연구원에 두류정수장 터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또 예산 5억원을 들여 일부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한 뒤 주민에게 개방한다는 단기 개선책을 내놨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5월 두류정수장 터를 국립한국문학관 후보지로 확정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유치 신청을 하며 이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
그러나 전국 지방자치단체 사이 경쟁 과열로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시는 기존 시설 정비 등 절차를 밟아 내년 1월부터 두류정수장 터 일부(5만㎡)를 주민 휴식공간으로 임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주민은 "2년 전 내놓은 대책을 재탕한 수준에 그친다"며 "시가 제대로 된 활용방안 마련에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두류정수장 인근 두류동, 감삼동, 성당동 주민 80여명으로 구성한 '두류정수장발전추진위원회'는 "노른자위 땅이 우범지대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조만간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뒤 전문가 초빙 세미나 등으로 자체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두류정수장을 인근 이월드와 연계한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 3월 내놓은 연구 용역 결과에서 이곳을 공원이나 교육문화, 산업연구 분야 용도로 활용하거나 3개 기능을 복합한 공간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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