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이 끝나고 1학기가 마무리되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는 더욱 비장해진다. 여름방학은 2학기의 비약적인 성적 향상과 입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잠시도 쉬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기가 또한 여름방학이다. 특히 올해처럼 일찍 찾아온 폭염은 수험생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은 "고3이라 할지라도 며칠은 푹 쉬어야 한다. 1학기 동안 혹사시킨 몸과 마음을 잠시 쉬게 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면서 "알찬 휴식은 집중력을 배가시키고 학습의 생산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짧은 휴식 기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대구의 한 대학 의예과에 합격한 A군의 지난해 고3 여름방학 경험을 보자. 방학이 시작되고 학교 보충수업 등교 전까지 이틀 동안 실컷 잠을 잤다고 했다. 사흘째 되는 날 배낭에 김밥과 물, 간식을 넣고 팔공산에 올랐다. 일부러 가장 더운 시간대에 힘든 산행을 하며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꿈의 실현을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리라는 다짐을 했다. 그는 수험생들에게 산행을 꼭 해보라고 권했다. "한낮 더위 속을 몇 시간 걷는 고통도 다 잊게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앞으로의 공부가 힘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하루 종일 땀을 흘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산할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와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단 하루만 시간을 내면 됩니다."
또 많은 수험생들이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기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거나 컴퓨터 게임, 웹툰을 보며 자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가지길 원한다. 이것도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좋은 휴식 방법의 하나다. 이럴 때 집에서 빈둥거린다고 닦달을 하지 말고,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수험생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힘들고 지칠 때 궁극적으로 의지하고 힘이 될 수 있는 곳은 가정이다. 그동안 뒷바라지해온 가족들도 많은 희생과 수고를 했다. 가능하다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루쯤 함께 모여 그동안 노력을 서로 칭찬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지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입시 현장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해마다 여름방학 동안 수험생 절반이 입시 레이스에서 탈락한다.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는 학생은 그럭저럭 참고 견디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너무 괴로워한다"면서 "혈기왕성한 학생들이라고 해서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시점이야말로 가족과 교사의 관심과 상담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