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021갤러리 'axis'전

우리의 시대 의식을 시각적 언어로 탐험

박수연 작
박수연 작 'seaside'

'axis'전이 021갤러리(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2층)에서 열리고 있다. 'axis'는 '중심축'이란 의미로, 021갤러리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해 그들이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 활동과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권세진 작가는 장지에 물로 희석시켜 농도가 묽어진 아크릴물감을 엷게, 여러 번 붓질해 대상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대상의 형태가 무너지고 색의 광택이 사라진 작품은 마치 낡고 빛바랜, 오래된 사진을 꺼내 든 것처럼 뭉근하면서도 그리운 느낌을 준다. 작품 '흐려진 풍경' 시리즈는 오랜만에 들춰낸 오래된 앨범에서 느껴지는 당혹스러운 역사와 기억들의 시간을 화면에 겹겹이 그려냈다.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 뒤 종이 위에 반복된 붓질로 완성한 '겹-풍경' 시리즈는 풍경을 점점 과거 속으로 돌려놓는 듯하다.

박수연 작가의 작품은 어느 날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신과 '궁극적 존재'와의 관계에 의문을 가지면서, 그리고 자연이라는 대상을 그 사이에 두고 생성되는 끊임없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작품에는 하늘과 땅이 완전한 공존의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해와 달, 산과 바다, 나무와 풀, 비와 눈, 돌과 흙, 그리고 새가 등장한다. 그러나 작가가 선택한 작품 속 자연의 본질은 소재 자체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때로는 고요하며 때로는 적막함이 감도는 풍경 속에 알 수 없는 형상의 빛이 존재하기도 하고, 외로운 섬에 알 수 없는 작은 새가 친구가 되기도 한다.

차현욱 작가는 전통적 수묵의 기법으로 먹을 다루고 있으나 전통적 산수화의 느낌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마치 입체파 화가들이 대상의 면을 분할하듯이 먹의 선과 면이 교차하면서 추상적인 이미지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차 작가는 철저하게 대상의 형상을 분해하고, 다시 그 조각들을 퍼즐처럼 자유롭게 맞춘다.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전통 방법에서 벗어난 관념적 산수의 새로운 도전이다.

김나영 큐레이터는 "저마다의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 작가는 우리의 시대 의식을 시각 예술로 펼치며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 그들의 젊은 감각과 열정,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동시대의 시각적 언어를 발견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일)까지. 053)74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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