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전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리고 애타게 기다리던 장마가 시작되었다. 갈라진 땅을 적셔주는 기쁨도 잠시 장마는 국지성 호우로 변해 여기저기에 물 폭탄을 안겨 준 반면 지역별 편차가 커 7월의 불볕더위에 여전히 갈증을 삼키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77㎜로 세계 평균(807㎜)의 1.6배나 된다. 그러나 전체 강수량의 85%가 6~9월에 집중되고,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이뤄져 전체 수자원 중 27%만 이용되고 나머지는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어 물이 풍족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봉화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봄 가뭄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2008년에는 춘양면 서벽리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려 사망 8명, 이재민 112가구 244명, 252억원의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봉화군은 특정 시기에 집중된 강우와 산악지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비롯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치수로 다른 자치단체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봉화군에는 42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다. 대부분 1950, 60년대 조성된 이들 저수지는 식량증산에 크게 기여해 왔으나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이변에 물그릇이 작아 저수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국비 561억원을 확보하여 봉성면 금봉저수지는 약 10배 늘린 328만t, 봉성면 창평저수지는 약 5배 늘린 274만t, 재산면 동면저수지는 약 6배 늘린 188만t으로 담수 규모를 확대하였고, 국비 109억원이 소요되는 47만t 규모의 재산면 남면저수지도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물야면 부곡저수지를 비롯해 소규모 노후저수지 준설 정비에도 매진하여 자연재해 예방과 하류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춘양면 운곡천에는 전국 최초로 기초자치단체가 주도해 건설하는 봉화댐이 국비 497억원으로 확정되어 430만t 규모로 조성되며, 이 일대의 홍수 예방과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원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게 된다.
이에 앞서 1998년에 축조된 450만t 규모의 물야면 오전저수지는 폭우 시 계곡의 급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에 배수하여 풍년 농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3년 연속 우수축제인 봉화은어'송이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물야면은 물론 봉화읍, 봉성면, 상운면까지 송수되는 등 귀중한 식수원이 되고 있다.
상습 가뭄지역인 상운면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해 35억원을 확보하여 금봉저수지와 창평저수지의 여유 물을 하눌저수지로 송수하는 봉성지구 재해대비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에도 착수하고, 605억원의 사업비로 내성천 및 토일2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을 지속 추진하여 수자원의 지역 배분을 통한 가치 향상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금봉'창평'동면'오전 4개 저수지의 효율적인 수질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오염원 사전 차단에 나섬으로써 낙동강과 남한강 상류의 일급수 수질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가뭄은 저수지 준설을 통한 물그릇 확장의 아주 좋은 기회였다. 비록 한정된 사업기간과 많은 예산이 소요될지라도 전국의 많은 저수지의 준설작업이 선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선진국일수록 치산치수(治山治水)에 공을 들이고 국가적인 자산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산림녹화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지금 지역에 맞는 중소규모의 물그릇을 확대하여 이상기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수자원의 활용을 높여 안전하고 풍요로운 내일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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