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힙합페스티벌에 왜 청년정책 예산 쓰나"

'청년희망 대구' 토론회서 상업 축제와 차별성 없는데 市 3억원 지원에 의문 제기

지난 5월 전국에서 2만여 명이 찾았던 '청년 대구로 청춘힙합페스티벌'(이하 힙합페스티벌)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시의 청년정책 예산으로 이 행사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대구시 등이 21일 북구 침산동 창조경제혁신단지에서 연 '2020 청년희망 대구, 공감 토크'에서다.

학계'시민사회단체 관계자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대구, 청년축제를 이야기하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의 화두는 힙합페스티벌이었다. 다수 참가자들은 수억원대의 시 예산이 들어가는 힙합페스티벌의 정체성과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발제자로 나선 한상훈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 사무처장은 "상업적 음악축제와 큰 차별성이 없으나 대구시 청년정책과 연간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3억원이 힙합페스티벌에 편성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예산 출처를 청년정책과가 아닌 문화재단'문화산업과 등으로 바꾸고, 행사 예산은 청년정책과에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도 "대구 성서공단에서 땀 흘려 일하는 청년들에게 힙합페스티벌이 무슨 소용이냐"라며 시의 청년정책 예산이 축제에 쓰이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힙합페스티벌은 2만원대 저렴한 티켓으로 국내 정상급 힙합 가수를 만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해마다 예매와 동시에 관람권이 매진되는가 하면 맨 앞줄에서 공연을 보려고 공연 전날 오후 10시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는 진풍경을 낳는다. 관람객 60%는 서울'경기 등 타 지역에서 온 청년들이다.

하지만 행사에 거액의 예산을 투입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올해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무대에 오르는 바람에 힙합 가수의 무대가 축소됐다'는 이른바 '의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토론 참가자들의 이런 주장에 힙합페스티벌 주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첫해 관람객은 8천여 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2만 명이 대구를 찾을 정도로 대구를 알리고 청년이 즐길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청년정책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의 청년정책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축제뿐만 아니라 절망에 빠진 청년에 손을 내미는 포괄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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