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아들' 구본길 이끄는 사브르 단체 사상 첫 금메달

구본길 김정환 '그랜드 슬램' 10년 함께한 호흡 결실 맺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25일(한국시각) 열린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호(국군체육부대), 대구 오성고 출신의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대전대),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AP연합뉴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25일(한국시각) 열린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호(국군체육부대), 대구 오성고 출신의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대전대),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AP연합뉴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대구 오성고 출신의 구본길(28)을 비롯한 김정환(34'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1'대전대), 김준호(23'국군체육부대)가 출전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헝가리를 45대22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2010년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원우영 이후 7년 만이다. 단체전에서는 2005년 남현희, 정길옥 등이 출전한 여자 플뢰레팀이 우승한 뒤 12년 만이며, 사브르 종목에서는 처음이다.

10년째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를 이끌고 있는 구본길과 김정환은 주요 4대 국제대회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의 기쁨도 누렸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인 구본길은 2008년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돼 꾸준히 성과를 내는 명실상부 한국의 '에이스'다.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석권,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수집했다.

세계랭킹 6위인 김정환은 30대 중반에 접어들어서도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구본길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2005년 다소 늦은 대학 4학년에 첫 태극마크를 단 그는 여러 차례 굴곡을 겪었지만,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등을 따내며 명성을 이어갔다.

두 선수는 개인전에선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런던 올림픽과 인천 아시안게임,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여러 차례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들은 런던 올림픽 이후에도 대표팀을 지키며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노크했으나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3년엔 동메달, 2014년엔 은메달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대회에선 구본길이 개인전 금메달 문턱에서 아쉽게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마침내 함께 활동한 지 10년 차에 무르익은 호흡으로 감격스러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뒤를 잇는 동생들도 이번 대회에서 값진 경험을 쌓으며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약했다. 현재 세계랭킹 7위인 대표팀의 막내 오상욱은 헝가리와의 결승전에서 선배들 못지않은 기량으로 금메달 획득에 공을 세웠고, 김준호도 중국과의 16강전에서 전승을 거두는 등 힘을 보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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