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컬 퓨처스] 손장원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초음파로 심장 혈류 분석…美 학회 '젊은 연구자상' 수상

▷1977년 서울 출생 ▷창원 마산고
▷1977년 서울 출생 ▷창원 마산고'영남대 의과대 졸업 ▷전 연세대 세브란스심장혈관병원 임상연구 조교수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조교수 ▷한국심초음파학회 젊은 연구자상 수상(2016년) ▷미국 심장초음파학회 젊은 연구자상 파이널리스트 수상(2017년) 사진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손장원(40)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 영상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심장 초음파로 심장 구조와 혈류를 분석하면 심장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 손 교수는 "초음파는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진단할 수 있고 치료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매일 오후 10시가 다 돼서야 병원 문을 나선다. 하루에 70~80명의 외래환자를 만나고, 시술을 하다가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숨 돌릴 틈 없이 달려간다. 그래도 그가 심장에 매달리는 건 그만큼 '극적'이기 때문이다. "심장 질환은 골든타임 안에 제대로 치료하면 환자가 금방 호전돼요. 죽음의 위기에 놓인 환자도 드라마틱하게 살려낼 수 있죠."

◆근육 보던 초음파로 혈류를 보다

심장 초음파 검사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24시간 뛰는 심장을 초음파 영상으로 관찰하면서 구조와 기능 이상까지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숙련된 손 교수도 20분에 걸쳐 수십 장의 초음파 사진을 찍어야 심장 상태를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다리 혈관으로 관을 넣어 심장을 직접 촬영하는 심혈관 조영술을 주로 썼지만, 요즘에는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심장의 움직임과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요. 심장 판막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혈류의 움직임은 어떤지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죠."

2010년 영남대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하던 손 교수는 세계 심장초음파학회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유럽 심초음파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는 심장 초음파로 심장 근육을 보는 데 그쳤던 기존 방식과 달리 혈류의 움직임까지 분석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지난 2013년 심장 영상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에 모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환자를 만났다. 관상동맥이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금속 그물망(스텐트)을 삽입해야 하는 70대 남성이었다. 그가 스텐트를 삽입하던 중 환자에게 심장마비가 왔다. 10여 명의 의료진이 한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에 매달렸지만 심장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환자는 몸 밖에서 혈액에 산소를 주입해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를 달고 중환자실에서 이틀을 지낸 끝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의료진의 노력에 운이 더한 결과였죠. 3년째 진료를 보러 오시는데 여전히 정정하세요."

◆심장 CT'초음파 융합, 진단 수준 높이고파

손 교수는 노인이나 만성질환 환자를 위한 최신 시술법에도 주목했다. 영남대병원이 지난해 7월 대구경북 최초로 도입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타비)이다. 타비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심장 혈류가 막힌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적합하다. 혈류 장애로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이 질환은 2년 내 사망할 확률이 50%를 넘을 정도로 중증 질환이다. 그러나 가슴을 절개하는 기존 방식은 고령이거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수술이 어려웠다. 이에 비해 타비는 허벅지 혈관을 따라 카테터를 심장 판막까지 삽입, 대동맥판막에 인공판막을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고위험군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는 "타비 시술은 순환기내과와 심장초음파 전문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한 고난도 종합예술"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어려운 시술인 만큼 환자에게 직접 만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현재 상태와 타비 시술의 장단점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한다"고 했다.

지난 6월 손 교수는 미국 심장초음파학회가 선정하는 '젊은 연구자상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다. 전 세계 심장 초음파 분야의 젊은 연구자 중 가장 우수한 논문을 발표한 이에게 주는 상이다. 그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혈류를 분석해 혈전 발생 고위험군을 가려내고, 항응고 치료로 혈전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다음 달에는 심장 CT 영상센터가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으로 연수를 갑니다. 심장 CT와 심장 초음파를 융합해 심장 영상 진단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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