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 '치아 정치'가 회자되고 있다. 유력 정치인들이 으레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맡은 업무에 매진했다는 치적(?)의 의미로 발치 등 치아 수난을 단골 메뉴로 꺼내 들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격무=이 뽑기'가 등식처럼 성립되고 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국회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경제부총리 시절 이가 여섯 개나 빠질 정도로 몸을 돌보지 않고 일했는데, 지역민들이 몰라주는 것 같아 아쉽다"며 섭섭함을 내비쳤다. 대구 한 기초단체장도 "바쁜 구정 일정 등으로 치아가 세 개나 빠지거나 상했다"며 지인들에게 격무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약점으로 지적됐던 '새는 발음'이 격무 탓에 발치한 치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일하는 대통령'이란 긍정적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정부에서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에 이어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10년 동안 치아 10개를 뽑았고, 부정확한 발음은 그때 받은 임플란트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에게 발치가 업무 역량 등에서 긍정적 이미지로 비치면서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치아 수난사를 언급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 정가에서도 치아와 관련된 일화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격무와 스트레스는 치아 손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이를 악물기도 하며 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의 영향으로 구강 면역활동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명환 미르치과 원장은 "육체적 피로가 장기간 누적될 때는 다양한 원인 등으로 치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는 세균을 억제하는 침의 분비를 줄어들게 해 치과질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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