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회장이 운전기사에 대해 폭언을 퍼붓고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하려 한 사건은 기업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안겼다. 이 음식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기업주들의 잘못으로 가맹점들의 매출을 순식간에 떨어뜨렸다. 앞으로 기업주의 비위나 잘못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게 되면 본사가 이를 보전해 주도록 제도를 보완한다고 하는데 진작 그랬어야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사와 아우디폭스바겐사는 배기가스 양을 조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는 독일 기업들의 신뢰도를 결정적으로 망가뜨렸다. 벤츠사는 유럽에서 판매한 디젤 차량 300만여 대에 대해 리콜에 나서기로 하였지만, 한국 판매 디젤 차량 11만여 대에 대해서는 리콜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정보가 빠르고 풍부하게 전달되고 약점이나 어두운 이미지를 감추기 어려워진 수준의 사회가 됐다. 유명인들은 물론 평범한 개인, 기업이나 조직, 심지어 국가 단위에서도 그러하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이미지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 사태로 크게 손상됐다가 대통령 탄핵과 촛불 혁명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을 통해 극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겪었다. 기업 소유주들의 잘못이 기업 이미지를 해쳐 기업 종사원들에게 불이익을 끼치거나 평범한 개인이 일상에서 저지른 과도한 행위가 대중들의 비난에 직면하는 일들이 흔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일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데에서 싹튼다. 스스로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여겨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 상대를 무시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KB손해보험 배구단이 연고지였던 구미시를 떠나 경기도 의정부로 연고지를 옮겨버려 구미시와 구미 배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구미시는 전신인 LIG손해보험 배구단 시절부터 10년간 체육관 임대료 무료 제공 등 연간 2억원, KB손해보험 배구단으로 간판을 바꿔 단 후에는 2년간 연간 2억5천만원씩 지원을 아끼지 않던 터였다. 구미 배구팬들의 애정도 남달리 뜨거워 홈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구미 배구팬들이 가득 들어차 KB손해보험을 응원했다. 그러한 지원과 애정을 뿌리치고 숙소와 훈련장이 있는 수원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연고지를 옮겼으니 구미시가 느끼는 배신감과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2011년 6월에 오리온스 농구단이 대구에서 경기도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과정은 더 고약했다. 대구 오리온스는 당시 대구시 몰래 연고지를 옮기려다 언론에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대구 시민과 농구팬들의 분노가 불타올랐다. 이별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한참 벗어났으며 떠나는 연고지를 존중하지 않는 몰상식한 처사로 '배신' 당한 팬들에게 심한 상처를 남겼다. '연고지'란 그런 것이 아니며 그런 행동을 할 거면 '연고지'란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 연고지는 그 팀의 선수들이 그 지역의 집과 체육관에서 살고 훈련하며 일상 속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 쓸 수 있다.
KB손해보험과 오리온스는 프로 스포츠 역사에서 불명예스러운 '야반도주 클럽' 회원의 낙인을 지울 수 없다. 모두 수도권 도시로 옮겨 가 또 하나의 지방 무시 사례를 낳았다. 한 도시에 국한된 일이라서 전국적 타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얄팍한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하다가는 언젠가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기업들이 이미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이미지를 관리한다기보다 기업의 공익적 역할을 진심으로 실천할 때 '좋은 기업'이 될 수 있다. 때맞춰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중견 식품 기업 오뚜기가 비정규직 직원을 거의 쓰지 않고 상속세도 성실히 낸 '모범 기업'으로 초청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뚜기는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 비용을 남몰래 후원하는 등 공익적 기부와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같은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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