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 에어컨이 이웃 갈등의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9시쯤 대구 남구 대명동 한 단독주택에서 에어컨 사용을 두고 "에어컨을 끄라"는 집 주인과 "못 끈다"는 세입자 간 주먹질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했다. 1층 외벽에 설치된 세입자의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한 열기와 소음이 주인이 사는 2층 베란다로 유입된 게 갈등의 발단이었다.
지난 15일 오전 2시쯤에는 대명동 한 빌라 1층 주민 A(37) 씨가 2층에 사는 B(51) 씨에게 에어컨 실외기 소음을 따지러 올라갔다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소음으로 잠을 잘 수 없다고 항의하자 B씨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같이 들어보자며 A씨 팔을 잡아당기다 몸싸움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도시철도 객실이 너무 덥거나 춥다는 민원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접수된 민원 666건 가운데 385건(57.8%)이 냉방 온도에 관한 내용일 정도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공조기 아래는 비교적 서늘하지만 승객이 많은 구간, 수시로 개폐되는 출입문 주변은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같은 차량에 있어도 체감온도가 다른 게 문제"라고 말했다. 도시철도 객실 냉방온도는 26℃이며, 약냉방칸은 이보다 1도 높게 설정돼 있다.
에어컨 판매점에는 늘어난 수요 탓에 설치를 재촉하는 고객 전화가 빗발친다. 수성구 한 가전제품 판매점 김모(35) 팀장은 "매년 여름이면 에어컨 판매가 늘어나지만 올해는 유난히 주문이 밀렸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 1주일에서 열흘가량 대기해야 한다"며 "판매가 부진했던 제품도 요즘은 물건 갖다 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귀띔했다.
에어컨 관련 소비자 민원 역시 덩달아 증가했다. 대구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접수된 에어컨 관련 제품 하자 및 설치 지연 신고는 모두 196건이다. 지난해(94건)와 2015년(51건) 동기 대비 각각 108%, 280%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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