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정 봉화 은어 축제] 천천히 둘러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봉화의 속살

29일부터 야간 은어잡이·생태체험·공연 등 체육공원·내성천 일대서 펼쳐

29일부터 8월 5일까지 봉화읍 내성천에서 은어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은어축제 모습. 봉화군 제공
29일부터 8월 5일까지 봉화읍 내성천에서 은어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은어축제 모습. 봉화군 제공
목재문화체험관. 봉화군 제공
목재문화체험관. 봉화군 제공

축제에서 채우고 계곡에서 비운 마음으로 가볍게 찾아갈 수 있는 한적한 곳이 바로 태고의 신비를 자랑하는 청정 봉화이다.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둘러보면 더 좋다. 29일부터 8월 5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대에서 열리는 봉화은어축제와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계곡,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각종 박물관, 낙동강 비경을 담은 길을 품고 있는 봉화의 아름다운 속살을 들여다봤다.

◆봉화은어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3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된 은어축제는 지난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9회째를 맞고 있다. 29일부터 8월 5일까지 봉화읍 체육공원과 내성천 일대에서 열린다.

은어는 청정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 낙동강과 한강수계 최상류에 위치한 봉화는 내성천, 운곡천의 시발지로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우수한 은어가 잡히던 곳이었다. 특히 낙동강에는 봉화와 안동 은어만 보관하던 전용 석빙고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낙동강 수계에 댐과 보를 설치하면서 자연산 은어는 사라졌다. 봉화은어축제는 다시 은어가 돌아올 때를 기다리며 자연을 벗 삼아 재미와 즐거움을 더한 대한민국 대표 여름 문화축제이다.

20주년을 눈앞에 둔 올해 은어축제는 전국반두잡이 어신선발대회를 필두로 야간 은어잡이, 은어서식지 생태체험, 가재마을체험, 다슬기잡기체험, 숯불구이체험 등이 마련된다.

부천시립예술단 공연, 시장음악회, 전국보디빌딩대회 및 뷰티보디코리아 챔피언십 등 공연행사와 은어주제관, 캐릭터 유등전시, 모래조각 전시 등의 전시회, 가족건강걷기, 문화유적탐방 버스투어, 구시장 치맥 페스티벌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발 1,000m 고산(高山) 13개나

뜨거운 축제의 현장을 벗어나 여유를 찾고 쉽다면 봉화의 계곡이 제격이다. 봉화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을 필두로 해발 1,000m의 고산이 13개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산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낙동강 상류의 청정 협곡을 가지고 있다.

백천계곡은 강원도 태백 황지못에서 발원한 소하천이 태백산과 청옥산을 거쳐 31'35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구간이다. 이 계곡은 잣나무숲이 우거진 곳이어서 백천으로 불린다. 위도상 최남단에 있는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 제74호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 희귀어인 열목어는 한여름 수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가면 살지 못해 용존산소량이 풍부한 1급수에서만 산다.

고선계곡은 일명 구마동계곡이라고도 한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계곡 가운데 가장 길어 100여 리(40㎞)에 달한다. 수량이 풍부하고 기암괴석과 절벽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태백산의 계곡 중 으뜸으로 꼽힌다. 구마계곡의 입구는 국도 31'35호선에서 약 500m 정도의 거리에 있다. 계곡과 인접해 민박과 펜션이 자리하고 있어 가족 단위 숙박도 가능하다.

옥천 조덕린(1658~1737)이 효종 9년(1737) 이곳에 정자를 짓고 창주정이라 했다. 이후 후손들이 정자 이름을 사미정으로 바꿨고, 이후 계곡 이름도 사미정계곡이 됐다. 국도 35번과 인접해 있으며 운곡천의 맑은 물과 소나무 숲, 넓은 바위 등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민물 어종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이 일대는 옥계정, 창애정 등 정자가 많아 쉬엄쉬엄 걷는 것도 좋다.

매호유원지는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고 태백산맥과 일월산맥 황우산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 산수가 수려하고 매화꽃이 떨어지는 형국이라 하여 매호(梅湖)라 불린다. 태백산에서 발원하는 낙동강 본류와 운곡천이 명호면 도천1리 매호유원지에서 합류한다. 최근에는 래프팅의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다.

◆백두산 호랑이 살고 있는 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는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아시아 최대 규모(면적 5천179㏊)로 조성됐다. 전시'연구'휴양 기능이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수목원이다. 지난해 9월 임시 개관했으며 운영 상태 점검 후 올 하반기에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호랑이 숲이 조성돼 있다.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가장 넓은 곳(4.8㏊'축구장 7개 면적)이다.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됐다. 현재 호랑이 숲에는 국립수목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3마리가 적응 훈련 중이다.

목재문화체험관에서는 선조들의 목재문화, 생활 속 목재의 쓰임새, 목재의 생산과정, 목재의 종류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소나무를 대표하는 춘양목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홍보영상실, 목재문화 정보검색실이 들어서 있고, 야외에는 삼림욕장과 자생식물단지, 목재 놀이시설, 잔디광장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목재를 활용한 생활공예품'놀이기구'학습도구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청량산박물관은 청량산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정리'보존하고 있다. 1층은 홍보관과 수장고, 2층은 영상실과 전시실, 3층은 전망대와 휴게공간이 들어서 있다. 청량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청량산의 자연생태와 역사, 문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탐구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보부상의 애환과 전설 간직한 외씨버선길

낙동강 비경길은 눈꽃열차와 협곡열차가 지나는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12.1㎞ 구간이다. 계곡을 따라 돌고 도는 물줄기와 병풍처럼 드리운 기암괴석을 벗 삼아 걷는 길이다.

봉화 솔숲갈래길은 사색을 꽃피우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선한 솔향기와 길가에 핀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자리한 옛 고택들의 멋스러움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청송'영양'봉화'영월 등 4개 군을 연결하는 길이다. 봉화 구간은 51.2㎞로 보부상길, 춘양목솔향기길, 약수탕길로 이어져 있다. 보부상길은 분천 풍애마을에서 현동리 씨라리골을 거쳐 춘양면사무소에 이르는 길로 보부상들의 애환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춘양목솔향기길은 춘양면사무소를 출발해 도심리와 서벽 춘양목 군락지를 거쳐 두내약수탕을 잇는 길이다. 약수탕길은 춘양목 산림체험관에서 오전약수탕을 지나 용운사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들은 15~18㎞로 6, 7시간이 걸린다.

◆한국 관광의 별, 분천 산타마을

분천역 산타마을은 이름 그대로 산타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마을이다. 눈썰매장과 산타레일바이크, 산타풍차, 루돌프 포토존, 산타 시네마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산타는 겨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에도 루돌프 썰매 대신 협곡열차를 타고 산타를 만난다.

올해 한여름 산타마을은 22일 개장해 오는 8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산타 슬라이드, 레일 썰매, 안개 분수 등 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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