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10시쯤 대구 북구 검단동 금호강자전거길에서 산책하던 A(60) 씨가 마주 오던 자전거에 치여 숨졌다. 자전거 운전자 B(26)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로등이 전혀 없는 곳이라 미처 A씨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분리형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붙어 있지만 노면표시 또는 마감재로 구분한 도로)를 걷고 있었으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긴 자전거도로 노선(885㎞)을 자랑하는 대구시가 정작 자전거도로 안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본지 5일 자 6면 보도)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호강자전거길은 전체 51.63㎞ 중 가로등 설치 구간이 7㎞에 그쳐 사고 위험이 높다. 서모(24'동구 신암동) 씨는 "가로등이 없는 구간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 자전거 전조등만으로는 시야 확보가 불가능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금호강자전거길은 분리형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36.37㎞), 비분리형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2.37㎞), 자전거 우선도로(4.33㎞), 자전거 전용도로(8.57㎞)로 나뉜다. 하지만 분리형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도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시각적으로만 구분돼 있고, 경계석'탄력봉 등은 없어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키는 일이 잦다. 박모(74'동구 효목동) 씨는 "보행자는 보행로로 걷고 자전거는 자전거도로 위를 달리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자전거도로를 걷는 보행자가 제법 많다"며 "시설물 보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가로등은 1㎞당 예산 1억1천만원이 들어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있다"며 "이번에 사고가 난 구간처럼 야간에 특히 어두운 구간의 설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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