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4지구, 베네시움 입주 기대半 우려半

"벌써 단골손님 다녀가" "유동인구 적어서 걱정"

지난해 대형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27일 오후 대체 상가인 중구 베네시움으로 개별 입주하고 있다. 정식 개장은 다음 달 25일이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난해 대형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27일 오후 대체 상가인 중구 베네시움으로 개별 입주하고 있다. 정식 개장은 다음 달 25일이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난해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다음 달 25일 개장을 앞둔 대체상가 베네시움으로 속속 입점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대구시가 개별 입주를 허용하면서다.

27일 오전 11시 베네시움 내부는 인테리어 마감공사로 어수선했지만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다. 상인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콧노래를 부르며 상품을 날랐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장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몹시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화재 이후 처음 영업을 시작한 한복점주 채명희(72) 씨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채 씨는 "벌써 단골손님들이 찾아와 물건을 사갔다"며 "아직 정식 개장까지 한 달이 남아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하지만 조심스레 영업손실을 우려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서문시장 한복판에 있던 4지구와 달리 베네시움은 시장과 떨어져 있어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침구류 상인 전모(48) 씨는 "예전에는 지나가다 상품을 보고 사가는 손님이 많았는데 이곳에선 아무래도 타격이 있지 않겠느냐"며 "많은 이들이 찾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 탓에 베네시움 입주 대신 기존 4지구 안전펜스 앞에서 노상영업을 허용해달라는 민원도 나온다. 중구청 관계자는 "1층 상인들을 중심으로 '철거가 끝났으니 화재 이전에 영업하던 자리를 쓰게 해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2'3층 상인들과의 형평성, 소방도로 확보 등의 이유로 요청을 반려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부 상인들은 4지구를 둘러싼 안전펜스 앞에 판매대를 설치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 한 상인은 "한복이나 이불은 마진율이 좋아 괜찮지만 박리다매 형태 상품을 파는 가게들은 유동인구가 적은 베네시움에 들어가면 손해가 불가피해 입주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베네시움에 입주한 피해상인들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달 25일 정식 개장 뒤에는 할인행사도 준비 중이고, 시민들의 대체상가 이용을 유도하려고 별도 홍보 예산까지 편성해뒀다"며 "대체상가 입주로 인한 손해가 없도록 계속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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