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달라진 유통기업 지역 상생 노력, 반갑지만 더 분발해야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 업체의 지역 상생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 기여도가 매우 낮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커진 때문이다. 전통시장'골목상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저소득층 주민 돕기, 지역기업 제품 입점 확대 등 변화의 추세가 뚜렷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유통기업의 지역 상생 노력이 얼마만큼 향상됐는지는 수치로도 알 수 있다. 대구시가 조사한 유통 업체 지역 기여도 실태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간 지역 제품 사주기와 지역 환원, 용역 의뢰 등 많은 항목에서 기여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제품 매입은 2015년 9.4%에서 지난해 10.9%로 소폭 늘었고, 기부금 실적도 54억원에서 66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 인력 고용이나 지방세 납부 실적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조금 떨어졌다.

조사에서 보듯 지역 기여 실적이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으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자세 변화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칭찬이 아깝지 않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기준 대구의 대기업 유통 업체는 모두 30곳으로 인구 8만3천 명당 1곳꼴이다. 전국 대도시 가운데서도 밀집도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곧 몇몇 점포가 개점을 앞두고 있어 확장세도 뚜렷하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백화점'대형마트의 더 많은 상생 노력이 요구된다.

최근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노력으로 '갓뚜기'(God+오뚜기)로 불리는 식품기업 오뚜기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 정신은 특정기업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소비자와 기업 관계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지역 기업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굳이 지방정부가 나서서 실태 조사를 하고 각종 제도를 만들어 지역 상생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기업 스스로 지역 기여도 향상에 더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남에게 베푼 만큼 돌려받는 게 세상 이치다. 오뚜기의 선행과 바른 경영 자세에 소비자가 먼저 구매운동으로 화답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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