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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로 등장한 황태, 속 뜻은 '기업 相生'

기업인 간담회 2일차 '칵테일 타임'…靑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듯 갈등·대립 극복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 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 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칵테일 타임'을 열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본관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기업인 7명과 20분간의 '칵테일 타임'을 갖는 것으로 이틀째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 타임'을 가졌으나, 이날은 비가 내려 본관 로비에서 '칵테일 타임'으로 대신했다. 이 자리에는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의 맥주를 바탕으로 한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 등 두 종류의 칵테일이 제공됐으며,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이 붙은 안동 출신 임지호 셰프가 안주를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칵테일 타임을 시작하며 "우리 경제인들이 하고 싶은 말씀을 충분히 다 할 수 있도록 두번으로 나눠 진행했다. 아무런 각본없이, 또 정해진 순서도 없고 또 주제 제한도 없다.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첫 질문 상대는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이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을 직접 쓰셨다고 들었다"고 최 회장에게 묻자 최 회장은 "(시회적 일자리가) 일자리 창출의 또다른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창업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창업을 북돋는 쪽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최소 500억원 이상씩은 계속 (투자)해왔다. 성공케이스도 있는데 전주비빔빵이다. 노인들이 빵을 만들어서 지금은 월매출 2천만원까지 올라왔다. 성공사례"라고 했다.

황창규 KT회장에게는 "이번 평창 올림픽 때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기간 중 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준비가 잘 되느냐"고 문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자 황 회장은 "이를 상용화하는 IT올림픽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70억명이 보는 올림픽인데,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2019년엔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조선경기가 너무 어렵다. 주식'부동산'임원숙소'작업선'주차장, 온갖 것 다 팔았다. 2019년이 되어야 조금 올라갈 것 같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번 칠까요"라며 참석자 모두의 격려를 유도했다.

문 대통령은 '칵테일 타임'이 끝난 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로 자리를 옮기고, 참석 기업 대표들과 본격적인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만찬 메뉴는 콩나물 밥과 오이냉채, 황태포 묵은지 찜, 부추김치, 장조림, 황태조림 등으로 구성됐다.

안주와 만찬에 모두 황태가 주재료로 사용된 데 대해 청와대 측은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황태처럼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하나의 결과를 내자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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