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내성천 상류에 조성된 영주댐에 전에 없던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영주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거대한 '녹조 라떼' 배양소로 변해버리면서 내성천의 자정 능력을 오히려 잃게 만들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댐 건설 이후 하류의 명소인 회룡포 백사장이 녹지화되는 등 환경 파괴 부작용도 생기는 등 영주댐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내성천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정지대다. 1급수 맑은 물이 항상 흐르고 하류에 모래를 실어나르는 등의 하천 작용을 통해 생성된 물돌이 마을과 넓은 모래톱 등의 경관이 일품이다. 하지만 영주댐 건설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담수를 시작한 이후 영주댐은 거대한 녹조 호수로 변했다. 짙은 녹색 물에서는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고 페트병, 스티로폼 쓰레기가 물가에 흩어져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취재진이 환경단체와 확인해본 결과 영주댐 물은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맹독성 남조류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착공돼 지난해 10월 완공된 영주댐은 지난해 시험 담수 때에도 심각한 녹조 현상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 정식 담수 이후에도 녹조가 발생함으로써 이 상태로 과연 낙동강 수질 개선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댐 건설로 모래가 준설되거나 유실되고 하천 유속마저 느려져 하류 모래톱이 녹지화하는 등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예사롭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의 인식과 대응은 안이해 보인다. 수공 영주댐관리단은 수몰 지역에서 철거하고 남은 지장물과 가축 분뇨가 담수와 함께 유입되는 것이 녹조 발생의 원인이라며, 담수와 배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수질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공은 댐 물에 공기를 공급해 녹조를 줄이는 폭기조를 돌리고 조류 저감제를 살포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영주댐 조성의 주된 목적은 낙동강 수질 개선이다. 댐 조성에 무려 1조1천억원이 투입됐는데 녹조가 청정지역 내성천에서 2년 연속 발생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은 엄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리라는 수공의 대처는 직무 유기에 가깝다. 수질을 공개적으로 측정해 발표하고 녹조 경보 발령 시스템을 갖추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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