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숙제로 학교에서 가장 많이 내는데, 학생들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독후감상문 쓰기 숙제이다. 어떤 학생들은 (핑계일 수 있지만) 독후감상문에 대한 부담 때문에 책 읽는 것도 힘들다는 말까지 한다. 사정이야 어떠하든 책 읽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낸 숙제가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학생부 독서 기록이 학생부 종합전형의 평가 자료가 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독후감을 쓰는 데 투입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교과 공부에 투입할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독후감상문 쓰기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독서 기록'을 숙제로 내 주었다. 독서 기록은 말 그대로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요 내용이나 자기 생각을 메모 형태로 기록하는 것이다. 그게 독후감상문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독서 기록은 자유롭게 기록한 기초 자료이고 독후감상문은 그런 기초 자료들을 엮어 만든 한 편의 완결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독후감상문을 쓴다는 것은 수필 한 편을 창작하는 작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솔직히 말하면 일주일에 한 편 이상의 글을 쓰는 나도 매일신문 토요일판에 나오는 '내가 읽은 책' 란에 나오는 정도의 독후감이나 서평을 쓸 자신은 없다. 그래서 독후감상문 쓰기를 숙제로 강요할 수는 없었다.)
학생들은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니까 인터넷을 찾아보는데, 보통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처음 부분에서는 책을 접하게 된 계기나 감상문을 쓰게 된 동기를 이야기한다. 가운데 부분에서는 글쓴이와 작품의 배경에 대한 정보, 인상적인 내용이나 줄거리를 소개한 뒤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이나 느낌을 이야기한다. 끝 부분에서는 책의 내용과 자신의 생활을 연결하여 성찰하거나 앞으로의 다짐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독후감상문 쓰기법을 그대로 실천한 학생들의 독후감을 보면 첫 부분부터 개성이 없고 밋밋해서 계속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읽은 책과 관련된 현상들이나 자신의 경험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인상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읽은 책의 성격에 따라 글의 구성에 변화를 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를 않는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잘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고등학교 3년간 30~40편 정도의 독후감상문을 내는데, 그만큼의 독후감상문을 쓰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은 없어진다. 그렇지만 독후감상문 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질 때면 개성 없는 글이 몸에 밸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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