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공부 못 했지만/ 자식 공부시켜서/ 교장 선생 만들었네/ 이제 자식들이 나를 학생 만들어/ 공부하고 소풍 가고 컴퓨터도 배우고/ 너무나 재미있고/ 행복한 생활이라네.'
대구내일학교(교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졸업 예정자 271명의 시화전 '나도 시인이다'가 8일까지 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 메트로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이 시(詩)는 70대 중반의 이 학교 졸업생이 쓴 것이다.
이 짧은 시는 '대구내일학교'가 생겨난 배경, 내일학교 학생들의 처지,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잘 보여준다.
대구내일학교는 학교에 다닐 기회를 갖지 못한 성인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초등'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기관으로, 대구에는 명덕초등학교, 달성초, 성서초, 금포초, 중앙도서관, 제일중 등 6곳에 설치되어 있다. 현재 재학생은 초등과정 123명, 중학과정 279명으로 평균 연령은 초등과정 68세, 중학과정 66세다.
2011년 첫 입학생을 받은 대구내일학교는 지금까지 647명(초등 524명, 중학 12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올해는 초등과정 123명, 중학과정 148명이 9월 21일 졸업한다. 한편 대구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이 성인 중 초등과정을 마치지 못한 사람은 6만8천 명,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25만여 명이다.
전시 중인 시화작품은 만학도들이 평소 수업시간에 쓴 시와 그린 그림으로, 늦게 시작한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감정,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 삶의 애환, 글을 읽을 줄 몰라 겪었던 불편과 글을 배운 뒤 느끼는 행복, 학교생활을 통해 배운 공동체에 대한 느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동기 대구내일학교 교장은 "처음 학교운영을 고려할 때는 간단한 영어회화나 컴퓨터 등을 주교과목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조사해보니 '가전제품 사용 설명서를 읽고 싶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관공서와 은행을 구별하고 싶다.'는 응답이 많아 문해와 산수, 악기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며 "늦게 공부를 시작해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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