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 직업훈련원.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던 한국인 여성 한 명이 환호를 질렀다. 대구보건대 출신 김소진(22) 씨가 한국인 최초로 독일 치과진료보조원(한국의 치과위생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는 순간이었다. 김 씨는 지난 5월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이날 실기시험을 쳤다. 김 씨는 "시험이 끝난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초조했는데 합격증을 손에 쥐고야 체감했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2월 대구보건대를 졸업한 직후 독일 헤센주 바트홈부르크시(市)에 있는 DK치과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해왔던 김 씨는 이제 독일에서 인정하는 전문인으로 계속 근무하게 됐다. 김 씨의 보수와 복지는 국내보다 높은 편이며 경력이 쌓이면 월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남들보다 30분 이상 일찍 출근한다. 치과에서 예약 환자를 먼저 살펴보고 독일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이제 독일인 치과위생사 2명과 같은 위치가 됐지만 열정만큼은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그녀다.
김 씨가 한국인 최초로 독일 치과위생사가 되기까지는 여러 기관의 도움이 있었다. 2012년 대구보건대 치위생과에 입학한 김 씨는 이 대학이 교육부 세계로 프로젝트사업에 선정되자, 해외취업 희망자로 지원했다. 대학이 지원하는 독일어 수업을 이수하고 졸업 후 어시스턴트로 독일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치과위생사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대구보건대는 함부르크 직업훈련원(이하 훈련원)을 수차례 찾아 김 씨의 3년 교육 과정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주함부르크 총영사관은 그녀의 각종 서류를 공증해주며 지원했다.
훈련원은 한국인을 위한 자격심사위원회를 최초로 열고 훈련원의 치과방사선관리 및 치과감염관리 등 2가지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인정해 주기로 했다. 과정을 이수하기 전 1년짜리 워킹 비자가 끝날 위기에 놓였지만 DK병원 김재훈(42) 원장 도움으로 비자 연장이 됐다.
김 씨의 최종 목표는 독일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늘 임상 경험을 메모하고 근무가 끝나면 독일어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김 씨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과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일"이라며 "독일 취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방법이든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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