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7시 '2017 생명사랑밤길걷기 캠페인'이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동편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이날 행사에는 6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수성구 일대에 마련된 '사랑'(10㎞, 2시간 30분), '생명'(30㎞, 8시간) 등 두 코스를 함께 걸으며 자살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매일신문과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OECD 국가 중 13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명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You are not alone'(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이란 문구가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노란 풍선을 든 참가자들은 저마다 '소중한 자신을 사랑합시다' '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등 스스로 적은 문구를 몸에 붙이고 밤길을 누비며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7년째 딸과 함께 행사에 참가해 왔다는 심순희(47'대구 달성군 다사읍) 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교 1학년 딸이 고민도 많을 텐데 밤길을 걸으며 대화를 많이 나누겠다"며 "매년 뜻깊은 행사에 참가하며 모녀 관계가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딸 장예원(13) 양 역시 "밤새 걷는 게 힘들어도 결국 해가 뜨는 것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도 용기를 얻고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오랜만에 4명의 가족이 모두 모였다는 강문경(50'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딸이 고등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많이 못 했는데 오늘 밤에 못다 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며 "평소에는 어렵고 딱딱할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 가족끼리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응급구호 심폐소생술, 생명메시지 캘리그라피,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 부스도 마련돼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응급구호 체험 부스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운 대구여상 2학년 김수민(17) 양은 "평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들었는데 이론부터 실습까지 직접 배워보니 언젠가 응급 상황을 마주치게 된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부스 운영 및 진행을 도왔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맡은 ABC자원봉사단 김태연(27) 씨는 "시민들의 열띤 참여 덕분에 자원봉사자로서도 뿌듯하다"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밤길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 자살률도 크게 낮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행사를 마련한 공동대회장들도 대회사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생명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창환 매일신문 사장은 "생명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하늘이 주신 귀한 선물"이라며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사회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이기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강석봉 대구생명의전화 대표이사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고 평균치의 3배에 달한다"며 "주변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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