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4일 6차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를 상정해 미사일 실사격 합동훈련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의 도발 원점이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이 우리 군이 가진 핵심 무기로 응징한다는 의지를 북한에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동해안에서 이뤄진 육·공군 합동 미사일 실사격 훈련에는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270㎞인 공군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이 동원됐다. 현무2-A는 해안에서, 슬램-ER은 F-15K 전투기에서 각각 1발이 발사됐으며 공해상에 설정한 타깃을 정확히 명중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탄두중량 500㎏으로 개발한 현무2-A는 최근 탄두 중량이 1.5t가량으로 증대됐으며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탄두 중량의 2배에 달한다. 지하 관통력이 우수해 북한의 지하벙커를 파괴하거나 피해 반경을 확대할 때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떨어지면 자탄이 쏟아져 축구장 2개 면적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핵실험장 갱도 인근의 지원시설은 모두 날아간다.
F-15K에서 발사한 슬램-ER은 북한의 주요 건물과 장사정포 진지,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하는데 동원된다. 하푼 대함미사일을 공대지 미사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270㎞ 떨어진 목표물을 3m 이내의 오차로 정밀타격할 수 있다. 철근 콘크리트 1.2m를 관통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군사분계선 근처 상공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합참은 "이번 합동 실사격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공해상 목표지점을 향해 실시했다"며 "유사시 적의 도발원점 및 지휘·지원세력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도발 원점과 지휘·지원세력까지 제거하겠다고 천명한 군의 의지를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실거리에 맞는 무기를 동원해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곧 이어질 한미 연합군의 대응 조치들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정조준하는 무력 응징 시위성 훈련이 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평양으로 은밀 침투할 수 있는 F-22와 F-35B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유사시 북한에 응징보복을 가할 수 있는 다량의 폭탄(핵폭탄)을 탑재하는 B-1B, B-52, B-2 폭격기를 비롯한 한 국가의 전투력과 맞먹는 핵추진 항공모함 등의 출동이 예상된다.
한미는 북한 지도부의 가상 은신처를 목표로 설정해 전략폭격기의 실제 무장 투하 훈련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략무기를 전개 및 운용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면서 "센 놈 위주로 세게 억제 의지를 보여주자는 데 한미 공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회성으로 왔다 가는 방식에 여러 비판적인 말들이 나오는 것을 양측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전략무기 순환배치 등 다양한 방식을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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