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교육청이 요즘 황당한 일을 자주 벌이는 것 같다. 지난달에는 안동'예천 신도시에 설립되는 학교 이름을 두고 홍역을 겪더니만,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을 써넣기 위해 직속 운영기관과 도서관 등의 표지판'간판을 교체하기로 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명기하겠다고 하니 뭐라고 하기 어려운 것 같지만, 세금을 써가며 굳이 간판까지 바꿔야 하는지는 의문스럽다.
도교육청은 11개 직속 기관과 17개 도서관, 4개 수련원 명칭 앞에 '경상북도교육청'이란 일곱 자를 붙이기로 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현재 기관'도서관'수련원 앞에 '경상북도립'이란 명칭이 붙어 있어 경북도청 소속인 줄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기관의 위상 정립과 존재감 고양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도교육청의 논리는 얼핏 타당해 보인다. 누군가 도교육청 소속 기관을 도청 소속으로 잘못 알고 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도교육청이 했거나 하고 있는 일을 도청이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그런데, 문제는 도민 대부분은 이런 명칭 문제에 그리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 기관이나 도서관이 도교육청 소속인지, 도청 소속인지 궁금해하는 도민은 거의 없으며,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도교육청 직원뿐이다.
'경북도립'이니 '대구시립'이니 하는 것은 과거부터 계속 써온 명칭이고, 도민들의 입에 익은 말인데도, 그리 급하게 바꿔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름을 새로 넣은 표지판과 간판을 바꾸는 데 2억5천만원이나 든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관할 주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적지않은 세금이 투입된다면 찬성할 도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영우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도교육청은 외형에 치우치기보다는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동도서관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시설 개선을 요구해왔음을 볼 때, 고치고 손봐야 할 곳이 한두 개가 아닐 것이다. 간판 바꾸는 데 쓸 돈이 있다면 도서관'수련원의 시설 개선과 확충에 먼저 쓰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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