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달곰 다시 지리산으로…"2∼3일 내 방사"

"불법 사냥도구 제거 안전한 곳"

지리산을 떠나 두 차례나 김천 수도산을 찾아왔던 반달가슴곰 'KM-53'이 지리산에 다시 방사된다.

환경부는 4일 "지리산은 올무 같은 불법 엽구가 잘 제거된 반면 다른 지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가장 안전한 지리산으로 재방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2∼3일 안에 준비를 마친 뒤 지리산에 방사할 방침이다.

지난 2015년 1월 태어난 수컷 KM-53은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으나, 발신기 작동 문제로 그간 위치 파악이 안 되다가 지난 6월 14일 오전 6시 50분쯤 서식지에서 90㎞나 떨어진 김천시 대덕면 수도산 자연휴양림 뒤편에서 등산로 정비 작업자에 의해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곧바로 수도산 등산로에 포획 틀을 설치해 반달가슴곰을 붙잡았고, 지리산으로 데려와 자연적응 훈련 등을 시킨 뒤 지난 7월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전남 남원을 지나 경남 함양'거창을 거쳐 90㎞ 다시 이동해 7월 20일쯤 수도산으로 이동했고, 종복원기술원은 7월 25일 다시 곰을 포획해 지금까지 자연적응훈련장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해발 1,317m인 수도산은 반달가슴곰의 서식 고도(1,000m 부근)에 적합하고 먹이 환경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반달가슴곰들이 보호구역으로부터 10㎞ 안팎을 돌아다닌 경우는 있지만 KM-53처럼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해 같은 곳을 찾아간 적은 없었다. 반달곰 재포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지난달 17일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스스로 살 곳을 찾아 이동한 데다 다시 포획될 때까지 닷새간 움직이지 않고 머물렀다는 점에서 곰이 원하는 곳에서 살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천시는 증산면 수도산은 반달가슴곰이 좋아하는 다양한 열매가 있고 인근이 단지봉(1,317m), 두리봉(1,133m), 가야산(1,430m) 등과 연결돼 서식에 좋은 환경이라며, 수도산을 포함한 백두대간 가야지맥 일대를 반달가슴곰 서식지 겸 국립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KM-53과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해 지리산으로 내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리산에 다시 방사한 이후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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