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1지구도 재건축" vs "40년 더 쓸수 있어"

상인회, 건물 재건축 찬반 논란

화재 피해를 입은 서문시장 4지구의 재건축이 가시화한 가운데 인근 서문시장 1지구에서도 노후 건물을 새로 짓자는 의견과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5일 서문시장 1지구 상인회에 따르면 이곳 상인들은 지난달 대구시 관계자와 모인 자리에서 건물 재건축 논의를 한 이후 찬반 여부에 대해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하고 있다.

당시 대구시 측은 상인들에게 "재건축 예정인 서문시장 4지구의 신축 건물 공사를 할 때 인근 노후 건물인 1지구도 새로 짓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문시장 주차타워를 허물고서 1지구, 4지구 건물을 지금보다 크게 짓고 지하에는 두 건물과 서로 통하는 대규모 주차공간을 마련하면 방문객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재건축을 실시할 경우 베네시움의 남은 공간과 인근의 내당동 롯데마트(폐업) 빈 건물을 임시 상가로 쓰는 방안이 제시됐다.

1지구 건물은 1976년 2층 규모로 건축해 40년가량 사용했다. 지난해 화재 피해를 입은 4지구 건물과 인접해 있다 보니 당시 4지구에서 발생한 불이 이곳에 옮겨 붙었다면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지난 1975년 4지구 화재 전소 사고 때도 1지구 2층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

1지구 건물은 최근 실시한 건축물 안전성 검사에서 B등급을 받았다. 상인회 관계자는 "유지보수를 거치면 지금까지 사용한 기간(40년)만큼 더 쓸 수 있다는 검사 결과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찬성하는 상인들은 상권 리모델링에 따른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건물을 확대하면 상가 공간이 커져 물건을 많이 가져다 놓을 수 있고, 신축 오픈 효과로 고객을 더 많이 불러모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접근성이 낮은 2층에서 1층으로 옮겨가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1지구 2층 한 상인은 "4지구 건물이 그렇게 말끔하게 관리됐는데도 한순간에 모조리 불타 버렸다. 이참에 1지구도 확 뜯어고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측 상인들은 재건축에 따른 영업 중단, 임시 상권 이동에 따른 매출 감소, 복귀 후 매장 위치 변화 등을 이유로 재건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 1층 한 상인은 "한동안 영업을 중단하거나 자리를 옮겨 장사하는 것 모두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복귀 후 2층에 옮기기라도 하면 매출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우리 때문에 4지구 건물 재건축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이웃에 폐를 끼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안전성 확보와 상인 및 방문객 편의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인들과 논의해 결론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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