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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환호 "가을방학"…자영업 한숨 "손님 실종" 추석 열흘 황금연휴 희비

대구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5) 씨는 추석을 앞두고 한숨이 늘었다. 안 그래도 명절 연휴에는 도심이 텅텅 비어 손님이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10월 2일까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매출 걱정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명절이라 이래저래 돈 들어갈 곳도 많은데 10월 장사는 월세가 나올지 걱정"이라며 "남들은 연휴가 길어졌다며 좋아하는데 문을 닫아둘 수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5일 국무회의를 통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확정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갖게 된 직장인들은 '가을방학'에 즐거워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 걱정에 울상이다.

직장인들은 긴 연휴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서두르거나 성형수술, 피부과 시술 예약을 잡으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실제로 한 온라인여행 예약 사이트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해외여행 상품 예약은 지난해 추석 연휴 예약보다 두 배나 늘었다. 직장인 홍지현(31'여) 씨는 "급하게 해외여행을 알아봤는데 이미 예약이 가득 찼고, 국내 펜션도 가격이 비싸 포기했다. 대신에 연휴를 활용해 피부과에서 점을 빼는 시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연휴가 더 길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1) 씨는 "원래 분식집은 명절 연휴에 거의 손님이 없어 연휴 기간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 관광지나 대형마트에는 연휴에 돈이 많이 돌겠지만 우리 같은 골목상권은 연휴가 길어지면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았다.

연휴에 쉬지 못하는 일부 근로자들도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아이 맡길 곳 찾기에 바쁜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황금연휴가 스트레스다. 주부 이모(37) 씨는 "2일과 6일 부부 모두 정상 출근이라 사흘 만에 고향집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라며 "쉬지 못할 뿐 아니라 남들보다 몇 배는 피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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