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경상북도 산란계 농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란 소비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지난 4일에도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본지 5일 자 12면 보도)돼 파동의 여파가 여전하고 산지 계란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농장 259곳 산란계 1천300만여 마리가 하루에 생산하는 계란은 920만여 개로, 전국 계란 생산량의 약 26%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계란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일일 생산량의 상당수는 재고로 쌓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파동 이후 경북도 지역의 계란 출하량은 평소의 40% 수준인 370만여 개로 떨어졌다. 매일 550만여 개는 유통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이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4일 경북의 한 농가가 생산해 부산 지역으로 출하한 계란에서 또다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등 파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여름에 터지다 보니 고온다습한 기온 때문에 보관시설이 마땅치 않은 농가는 계란 보관에 애를 먹고 있다"며 "곧 추석 대목이 다가오는데 언제쯤 계란 소비가 원상태가 될지 기약조차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런 가운데 농가 출하 계란 가격은 하향 곡선만 그리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 전인 지난달 11일 169원이었던 대란 1개의 산지 가격은 파동 이후인 18일 147원, 22일 127원을 기록하더니 30일에는 105원으로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산란계 수가 줄면서 생산만 하면 팔리던 계란 시장에 '대반전'이 일어난 격"이라고 설명했다.
양계업계에서는 산란계 농가를 위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양계농협 관계자는 "정부는 계란 검역 강화 방안만 연일 내놓으면서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은 정상적인 농가가 입는 선의의 피해에는 눈감고 있다"며 "사면초가 상태에 몰린 산란계 농가를 위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추석이 오기 전에 계란 소비 촉진 행사를 하는 것을 고민 중이지만 소비자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살충제 계란 사태로 경북도의 산란계 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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