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이뤘지만 마음껏 웃을 수는 없었다. 부족한 경기력 탓이다.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본선 무대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오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 경기를 치렀다. 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하게 맞섰으나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진 못했다.
하지만 같은 조의 이란과 시리아가 2대2로 비긴 덕분에 한국은 조 2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시리아(승점 13)는 한국(15)에 밀려 조 3위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첫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0번째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이다.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뒷맛은 씁쓸한 밤이었다.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긴 데 이어 이날도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이란이 시리아의 승리를 막은 덕분에 간신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에는 우즈베키스탄의 공세에 밀려 고전했고, 후반 들어 베테랑들이 나서서야 조금씩 공격에 숨통이 트일 정도로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베테랑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그나마 얻은 수확이었다. 염기훈(34)은 30여 분, 맏형인 이동국(38)은 10여 분 남짓 뛰었음에도 답답했던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염기훈은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패스와 크로스를 시도,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동국도 짧은 시간 동안 위력적인 슛을 두 차례나 날렸다.
본선까지는 남은 시간은 9개월. 현재 전력으로는 본선에 나가서도 참혹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아시아의 맹주라는 타이틀도 이미 무색한 지경이 됐다. 본선 무대를 밟기 전까지 전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 실행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공산이 크다. 냉정하게 말해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한국은 32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정에서 강호를 상대하는 경험을 더 늘려야 할 때다. 이동국, 염기훈 등 베테랑의 경험도 녹여낼 필요가 있다. 선수 선발에 대한 고민도 좀 더 해야 한다. 해외파 외에 K리그에서 돋보이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름값보다는 실력과 승리에 대한 의지에 중점을 두고,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을 절실히 느끼는 선수를 중용해야 한국 축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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