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만 명의 영남인들의 생명수를 저장하고 있는 '안동호' 생태를 둘러싸고 한쪽은 '청정'생태계 건강'을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죽음의 호수'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7일 안동댐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는 이들 단체가 서로 엇갈린 입장의 '국제세미나'와 '집회'를 열어 안동호 생태계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안동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서식 최적지
안동시와 (사)조류생태연구소는 이날 낙동강에서 사라져가는 생명의 상징인 '쇠제비갈매기'의 번식지 보전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국제세미나'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련했다.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낙동강 하구에서 해마다 많게는 약 1천600쌍이 번식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감소하다가 최근 3년 동안 1쌍도 번식하지 않는 환경적 변화가 나타났다. 그러던 중 10여 년 전부터 안동호 내 작은 모래섬에서 쇠제비갈매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세미나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안동호가 낙동강의 마지막 서식지로, 청정함과 생태적 건강성을 반증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철새 이동통로를 보호하는 국제기구와 번식지 복원에 성공한 호주, 일본 등 외국 전문가 4명이 참여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들과 함께 서식지 보전과 활용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를 통해 외국 전문가들과 쇠제비갈매기 및 철새 보전을 위한 국제우호협력에 관한 협약체결에도 나섰다.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 생태를 기록'관리하기 위해 지난 4월 태양광 전지를 이용한 이동식 CCTV 시스템을 설치해 자연현상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담아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국제세미나를 청정 수변지역 안동의 위상을 높이고, 안동호 번식지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기회로 만들겠다"며 "안동의 생물자원과 다양성을 이용한 지역의 생태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국제적 브랜드화를 통해 세계적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환경단체, 전시행정 중단 안동호 치유'회복에 나서야
낙동강사랑환경연합회 등 안동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은 이날 쇠제비갈매기 국제세미나가 열리는 행사장 밖에서 '안동시의 전시행정 중단' '안동호 치유'회복을 위한 발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쇠제비갈매기가 새로 살 곳을 찾아 안동호로 날아들자 안동시가 전시행정으로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쇠제비갈매기 손님맞이에 바쁜 안동시와 수자원공사는 호수안 무인도에 모래 채우기로 서식지를 넓히고, '전입' 오는 쇠제비갈매기의 생태를 기록'관리하기 위해 예산 5천만원을 투입해 태양광 전지로 가동하는 이동식CCTV시스템까지 설치했다"며 "그러나 비슷한 시기 해마다 봄철이면 와룡면 오천리 철새 군락지에서 왜가리와 쇠백로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상류의 물고기 수만 마리가 집단폐사하는 환경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도 안동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고 있다. 안동시는 안동호를 찾는 생물자원을 다양하게 보호하고 안동호의 자원적 회복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진정한 생태자원화를 위한 행정을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상류 안동호의 오염 원인을 수십 년 쌓인 폐광지 중금속 퇴적층과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배출하는 매연과 폐수로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배출된 독극물 비소나 중금속 카드뮴, 망간, 아연, 철, 셀레늄, 수은 등이 안동호로 유입되면서 생물체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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