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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의 '대구 10경' 그린 병풍 나왔다…칸옥션 서울 경매장에 전시

19세기 그린 고미술품 추정, 논란 '입암·남소' 위치 파악 대구시 사진 넘겨받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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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의 '대구 10경'을 토대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10경도 10곡병' 모습. 칸옥션 제공

조선 전기 문신(文臣) 서거정(1420~1488)이 노래한 '대구 10경'을 토대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고미술품이 국내 경매장에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매회사인 '칸옥션'은 지난 4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경매에 나온 '대구 10경도 10곡병'을 전시 중이다. 모시에 수묵담채로 그려진 이 작품은 19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칸옥션 측은 서거정의 '대구 10경'을 소재로 해 '금호강에 배를 띄우고'(금호범주), '침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침산만조) 등 총 10폭 그림으로 구성된 병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칸옥션 관계자는 "대구지역 명승 10곳의 실경을 그린 현존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대구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한다"며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제2영 '입암에서 낚시를 하며'(입암조어)와 제5영 '남소에 핀 연꽃'(남소하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요긴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대구에서는 '입암'(笠巖)과 '남소'(南沼)의 정확한 위치를 두고 여러 학설이 나오고 있다. 입암은 중구 대봉동에 있는 건들바위와 북구 산격동 신천 일대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남소는 남구 대명동 영선초교(옛 영선지)와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일대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이 작품의 진위 여부는 물론 가치 확인을 위한 검토작업에 나섰다. 시는 최근 칸옥션 측으로부터 '대구 10경도 10곡병' 사진을 넘겨받아 전문가 검증을 실시했다.

한 전문가는 "사진으로만 검증하기에는 무리이지만 작품 속 대구 10경은 상상도일 가능성이 커 입암이나 남소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는 부족하다"며 "시중에 유통되는 19~20세기 전반 회화류 절반 이상이 위작 혹은 모사품이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상황에서 이 작품의 진위 여부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구시 김동우 문화예술정책과장은 "대구 10경을 그린 작품으로는 유일해 대구가 작품을 소장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12일쯤 서울 전시장을 찾아 검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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