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얀마 로힝야족 반군 "한 달 임시휴전" 선언

지난달 미얀마 경찰초소를 습격해 정부군의 유혈소탕전을 촉발한 이슬람 무장세력이 한 달간의 임시 휴전을 선언했다.

10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전날 성명을 내 이달 1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일시적으로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휴전 기간에는 이 인도적 위기로 인한 희생자들을 위해 모든 인도적 지원 기구가 인종'종교와 무관하게 구호를 재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선언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ARSA는 로힝야족 거주 지역인 라카인주에 투입된 미얀마군도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중단하고 이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미얀마군은 10일 현재까지 ARSA의 휴전 선언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RSA는 작년 10월 라카인주 국경지대 초소를 습격해 경찰관 9명을 살해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촉발한 단체다.

당시 라카인주에서는 8만7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미얀마 군경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을 자행하는 등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ARSA는 지난달 25일 본격적인 대(對)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30곳을 재차 급습했다.

정부군이 즉각 반격하면서 라카인주에서는 이후 현재까지 약 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로 인해 지난달 25일 이후 15일간 29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민간인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1차 유혈사태 당시 발생한 난민까지 포함하면 미얀마 내 로힝야족 전체 인구 110만 명의 3분의 1 이상이 고향을 잃은 셈이다.

방글라데시에 들어선 난민들은 국경 인근 난민 캠프가 수용한계를 넘어서면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임시 거처를 세울 곳조차 마땅치 못한 데다 식량이 부족해 캠프 곳곳에선 구호단체가 제공한 식량과 물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에선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미얀마 정부와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로힝야 학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웃 인도네시아에선 미얀마 정부를 규탄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탄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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