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1년 뒤로 미뤄지면서 중3뿐만 아니라 중2 학부모들도 자사고, 특목고, 일반고 등 여러 유형의 고등학교 중 어느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대학 입학에 유리할지 탐색하느라 매우 바쁩니다. 바뀐다는 제도에 학부모들은 시위를 하고 당황스러워합니다만 정작 아이들은 태평입니다.
중'고등학생의 학부모가 되면 아이의 학교 내신 관리, 학원 관리, 입시 정보 관리, 학교설명회, 입시설명회, 학부모역량개발교육에 참석하느라 아이보다 더 바쁘고, 거기다 성적 관리뿐만 아니라 '친구 만들기'까지 부모가 해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정말 힘듭니다.
아이에게 나의 모든 것을 투자하여 '완벽한 아이'로 만들고자 하는 '완벽한 부모' 역할을 추구하는 사람들 옆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분들은 괜히 아이에게 미안해하고 아이가 저지르는 잘못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의 모든 것을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많이 키워본 사람들은 '중학교 들어가면 엄마가 아이한테서 손을 떼라. 그러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인재로 자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완벽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부러워합니다만 정작 본인은 부모에 대한 부담으로 자기가 빚쟁이가 되어간다고 우울해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해 내었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을 경험하지 못한 채, 성장하게 되면 모험이나 도전을 두려워합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아이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 맡깁니다. 심지어 고등학생이 되어도 간단한 문'이과 계열 선택이나 변경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고 부모가 학교에 전화를 해서 해결하려 합니다. 그런 경우 부모가 먼저 나서서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하여 해결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집안의 작은 일부터 스스로 해결하면서 성취의 기쁨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새 시대는 교과 성적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듭니다. 학교도 수업 방식을 바꾸고, 평가 방법도 바꾸는 등 변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에는 남보다 앞서 가라는 조급함이 아닌 멀리 보고 가라는 부모의 사랑 담긴 응원이 필요합니다.
'공부 잘하는 우리 애가 공부 못하는 애와 한 팀이 되면 손해가 아니냐, 동료평가가 뭐냐? 대학입시를 책임질 거냐?'라고 교사들을 압박하면 학교의 변화와 혁신이 한 발자국 더 멀어집니다. 서로서로 믿고 사는 것, 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선진화시킵니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아이에게 맡기면 아이 키우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러다가 손해 보면 어쩌냐고요? 그러면 리더로 자랄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리더는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면서도 아이의 영원한 자산이 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매너'를 가르치는 일입니다. 바른 자세, 배려와 공감 능력, 주인장 마인드로 인간의 존엄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명대사죠.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 바르게 앉고 걷는 것,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 매너는 부모가 쉽게, 돈 들이지 않고 가르칠 수 있고, AI 시대, 4차 산업혁명의 파고도 거뜬히 넘을 수 있습니다. 부모 노릇 쉽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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