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대구 귀향, 어떻게?

"서울 출신의 부인은…대구로 내려간다는 것은 죽으러 가는 줄로 안다." "대구로 내려가면 친지나 부모님들이 '저 친구 뭔가 실패해서 고향으로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구는…보수적인 선택만 하고 변화도 없고 하니 정치적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답답한 동네로 인식된다."

대구시와 대구시청년센터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청년 정주도시, 대구 아젠다 2017'이라는 책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고교를 마치고 서울의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취업한 남녀 젊은이들에게 대구를 떠난 이유 등을 묻고 정리한 결과이다. 책자에는 이들 출향 젊은이들 외에 대구에 사는 젊은이들과의 여러 면담 이야기도 실려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청년센터가 지난해 서울 거주 출향 대구 젊은이 15명과 대구 거주 대구 젊은이 21명에게 다양한 주제로 조사한 뒤 이 같은 책자를 내놓은 것은 해마다 대구를 떠나는 젊은이가 줄을 잇고 있어서였다. 즉 대구 젊은이들이 대구에 머물고 이미 떠난 대구 젊은이들을 어떻게 하면 귀향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안 마련의 목적인 듯하다.

해마다 대구를 등지는 젊은이가 7천~8천 명인데 조사 대상이 36명이어서 자세한 분석은 아쉽다. 하지만 시사하는 바는 여럿이고, 대구 젊은이들이 왜 대구를 떠나는지를 나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자료이다. 책자는 무엇보다 일자리(취업)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는 만만찮은 일이다. 하지만 오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일자리(취업) 문제 말고도 대구 사람이 할 일은 숱하다.

책자에서 대구 귀향을 머뭇거리게 하거나 걸림돌로 지적한 수직적 기업문화, 직장 환경의 열악성, 귀향을 바라보는 시각 등이 그렇다. 지역기업 경영자와 기성세대 어른이 나서면 지금이라도 풀 문제이다. 정치 편향도 그렇다. 정치 다양성과 특정 당 위주 편식은 이미 지난해 4월 총선과 올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대구는 조금씩 달라졌고 내년 6월 지방선거 역시 그러해야 할 일이다.

지난주 정부 발표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에서 대구의 인구 감소 폭이 줄었다. 2010년부터 줄던 대구 인구수가 8천324명, 5천435명에서 이번에 3천272명이었다. 다행이나 감소에서 증가로의 반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대구 젊은이들이 앞서 지적한 걸림돌만이라도 없애는 데 대구 어른이 적극 앞장서면 어떨까. 반전을 위한 훌륭한 길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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