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들이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하는 '통 큰 양보'를 하며 사내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외주비를 1천억원 늘렸다. 이에 따라 포스코 직원들과 외주사 직원들의 임금격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 측은 "직원들의 월급을 올리면서 외주비를 올리면 원청 및 하청 간 임금격차 해소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고민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임금협상 위임을 결정해 주면서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의 '두 자릿수 임금인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외주사 노사 대표들로 구성된 '포스코 사내 하청 상생협의회'는 사회통념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게끔 외주비를 올려 달라고 포스코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포스코 측은 노경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상생협의회의 외주비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겠다. 앞으로 3년간 외주비를 점진적으로 늘려 포스코 직원과의 임금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그간 해마다 외주사와 계약할 때 직원 임금 인상률을 높게 유지해 왔으나, 이번처럼 전체 외주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을 가능케 하는 외주비 증액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외주비 인상으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1만5천여 명의 외주 직원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외주비 인상 소식은 외주사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상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포항 대이동에서 요식업을 하는 조형제(61) 씨는 "철강경기 악화로 몇 년째 장사가 안돼 고민이 컸는데, 이번 일로 지역 소비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항제철소 외주사인 에어릭스 최호창 노조위원장은 "정부의 노사 상생 정책에 맞춰 포스코가 외주사의 근로 조건 개선에 앞장선 것을 환영한다"며 "노사가 더욱 화합해 포스코와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포스코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이 양호한 데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었지만 포스코 노사는 사회적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기 위해 임금교섭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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