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표백제를 자주 사용하면 중증 폐 질환에 걸릴 위험이 22~32%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팀은 미국 간호사 5만5천여 명의 질병 발생 양태를 추적 조사해 분석한 결과 살균·표백제를 1주 1회 이상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COPD는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기관지확장증 등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점점 더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대학이 198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미국 여성 간호사 집단 건강 관련 조사 대상자들의 병력과 생활습관 등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2009년 현재 COPD 병력이 없고 현직으로 일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올해 5월까지 설문조사를 하고 COPD로 진단받은 간호사 663명의 살균·표백제 사용 여부 등을 살펴보았다.
흡연 여부와 나이를 비롯해 COPD 발병에 영향을 줄 다른 요인들은 제거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실이나 장비 등의 표면을 1주 1회 이상 각종 살균·표백제로 세척하는 간호사들이 COPD에 걸린 빈도가 평균 22% 높았다.
또 의료장비 등에 사용하는 강력 살균소독제인 글루타알데히드(Glutaraldehyde)부터 마루나 가구 등의 표면을 소독하는 저수준 살균제인 쿼츠(Quarts)류 물질, 알코올, 과산화수소 등에 이르기까지 화학성분별로는 COPD 발병률을 평균 24~32% 높였다.
기존에 의료인력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들에서 살균소독제를 주기적으로 사용한 경우 천식 발생률이 50% 이상 높아진다는 미국 연구결과가 있었다.
이번 프랑스 연구를 주도한 오리안느 뒤마 연구원은 각종 살균·표백·소독제와 그 속의 화학성분들이 평생 축적될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할 위험에 대한 역학적 조사와 인과관계를 밝힐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간호사나 전문 청소업체 근로자 등의 직업병을 고려해 인체에 무해 또는 덜 해로운 친환경 소독제로의 교체 등 작업 관련 안전 지침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런 살균·표백·소독제 등은 가정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정 내 사용이 미치는 영향도 더 폭넓고 깊이 있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유럽호흡기학회'(ERS) 주최 국제회의서 발표된다.
한편 '제4급 암모늄 화합물'을 뜻하는 쿼츠 계 화학물질이 불임과 태아기형 등을 유발하며 이런 물질에 2종 이상 노출되면 상승효과로 유해성이 증폭된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와 있다.
쿼츠 계 화학물질은 손·구강 살균 세정제를 비롯해 섬유 및 공기 탈취제, 치약, 샴푸, 로션, 섬유유연제, 세제, 녹여 먹는 인후염 치료제, 살정제, 점안액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아주 흔히 사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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