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국회의원-市 예산정책간담회 서로 '네 탓'만

4개 정당 협업 필요한 판에 여야는 서로 역할만 따지고 市엔 "준비 미흡" 불만 표출

대구 국회의원들이 처음으로 당적을 초월해 지역 현안 해결이라는 주제 아래 대구시 공무원들과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당초 취지인 협업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책임 전가와 불만 토로의 장을 만들어 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과 야당 간에도 그랬고, 국회의원과 대구시 사이에도 이런 모습이 연출됐다.

게다가 경북 국회의원들은 지역 예산 협의 등을 위해 당정협의회를 계획했다 당내 사정을 이유로 급작스레 취소하는 등 무책임함을 드러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대한애국당 소속 대구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간담회'는 4개 정당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두고 한자리에 모인다는 차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는 홍의락 민주당 대구경북(TK) 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상훈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제외한 대구 국회의원 11명 전원이 참석해 권영진 대구시장 등 대구시 관계자들과 법령 제'개정 사항, 국비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권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대구 예산과 현안이 얼마나 절박한지, 지역 이익을 어떻게 관철할지 보고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지역으로 내려오는 보따리가 줄어드는 형국이라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 홀대론을 갖고 논쟁을 펼치고 그것이 정국의 중심으로 가는 것을 보면 TK는 씁쓸하고 부럽다"고 했다. 이에 대구 의원들도 예산 확보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하지만 회의가 진행되면서 기대했던 해법 모색보다는 책임 떠넘기기 양상이 빚어졌다.

야당은 일제히 홍의락 의원에게 여당으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고, 홍 의원은 여야 역할 분담을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월액이 많은데 이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상임위에서 다른 의원들에게 증액을 설득할 수 있다. 왜 돈을 적게 썼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우선순위와 필수 국비사업을 정리해달라고 했는데…"라며 대구시의 준비 미흡을 꼬집었다.

권 시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당을 초월해 지역의 문제를 합심해서 풀어야 한다는 데 단 한 사람도 이견은 없었다"고 했지만, "야당은 여당에, 여당은 야당에 의존하려고 하거나 미루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언급, 정치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열기로 했던 '자유한국당-경상북도 당정협의회'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경북 23개 시'군 단체장 등 50여 명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한국당 측이 국회 일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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