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스트셀러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접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공감돼 거의 한 번에 다 읽었다. 내 나름대로 그 책의 주제를 정해보면 '자존감을 갖고 살자'가 되지 않을까.
자존감(自尊感) 즉, 자아존중감(self-esteem)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오랜 투병 생활 중이거나 만성 통증에 시달리면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환자들은 가장 자존감이 떨어지는 부류에 속할 것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만성통증 환자들은 대부분 나이에 상관없이 자존감이 많이 부족한 것을 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자식들에게 의지해 치료를 받는 노인들은 더욱 그렇다. 그들은 늘 우울하고 불안해하며 의사 결정에서도 의존적이고 불확실한 태도를 보인다.
이런 모습을 그들의 문제로만 책임지울 수 있을까. 그들의 고통은 환자 자신이나 가족들만이 감당하기엔 너무 부담이 크다.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그 길은 멀고 어렵다. 모든 가족과 사회가 관심과 사랑으로 환자들을 대하고, 치료하는 의료진 또한 따뜻한 말로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치료한다면 환자들은 아픈 육체이지만 존중받는다는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존감은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고 한다. 부모와의 관계는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삶에서 겪은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 또한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살펴보면 모든 계층의 국민들이 자존감을 갖고 살아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어린 중'고등학생들도 예외일 수 없다. 어릴 때부터 가장 가까운 벗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그들을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입시 지옥에 살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자존감은 바닥에 가깝다.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잔인한 여중생 집단 폭력사건에 온 나라가 경악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중'고생들의 폭력사건이 보도됐고, 후폭풍으로 SNS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 신상 털기 등 또 다른 문제들로 이어지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왜 이토록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해가고 있을까. 아마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자존감을 보상받고자 자신보다 약한 누군가를 폭력적으로 공격한 것은 아닐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가 있다. 처음에는 복음성가로 불렸지만, 자존감을 높이는 노래로 인식되며 대중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사의 내용처럼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타인을 조금 더 배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모든 이를 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자존감 높은 모습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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