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은역 카페 지역 농산물로 만든 디저트 맛 끝내줘요"

문경 가은읍 왕능3리 부녀회 '폐역사활용 공모사업'으로 운영

문화재급 카페로 변신한 가은역 외부와 카페 내부 모습. 고도현 기자
문화재급 카페로 변신한 가은역 외부와 카페 내부 모습. 고도현 기자

"문화재 간이역 카페인 문경 가은역에서 커피 한잔 나눌래요?"

옛 추억이 생각나는 간이역 대합실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주는 커피와 디저트 맛은 어떤 맛일까?

문경의 문화재인 가은역 안팎에 앉아 커피 한잔하는 '반전의 맛'에 주민과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가은역 인근 주민들인 가은읍 왕능3리부녀회(회장 임분남)가 의기투합해 이 역의 대합실을 개조, 지난달 1일부터 멋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찾는 이가 많다. 1956년 문을 연 가은역은 1995년 문을 닫았다. 독특한 멋과 아름다움을 평가받아 2006년 등록문화재 제304호로 지정된 명품 간이역이다.

왕능3리 부녀회는 문경시가 실시한 폐역사 활용 공모사업에 카페운영을 신청해 당선됐다. 실내 장식과 설비 투자도 회원들이 공동으로 했다. 수익금은 귀농한 바리스타 1명만 월급을 지급하고 투자금을 회수한 뒤에는 마을 발전을 위해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이역은 대부분 한국철도시설공단 재산이나 문경시가 관광자원화를 위해 사들였고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활용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120㎡ 규모의 카페는 아담한 휴식공간과 최신 시설 등을 갖추면서 유명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다양한 메뉴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주메뉴는 에이드, 요거트, 타르트, 스콘, 우유라테, 아메리카노 등이다.

디저트는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오미자, 블루베리, 복숭아, 토마토, 단호박 등을 활용해서 만든다. 기찻길 쪽으로 커다란 창이 나 있어 차를 마시면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열차 운행은 정지됐지만 문경의 인기관광상품 철로자전거가 지나가고 있고 주변에 석탄박물관과 모노레일이 있어 더욱 이채롭다.

가은역 앞 넓은 광장에는 농가에서 직접 생산 가공한 농·특산품과 순수작품도 판매하는 '가은철로시장'도 열린다.

특히 내년 가은역 카페 앞에는 문경시가 공을 들이는 1천억원대 사업 '휴양영상테마파크'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용객들은 "옛날 추억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마치 즐거운 기차여행을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이 카페에서 묻어난다"는 반응이다.

임분남 왕능3리 부녀회장은 "가은역의 옛명성을 되찾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보겠다는 회원들의 열정과 애향심이 가은역 카페 탄생의 배경이 됐다"며 "주민이나 여행객이 사랑방처럼 들러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지역명소가 되도록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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