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제슬로시티, 국립공원 등을 모두 가진 자연의 보고다. 세계적으로 볼 때 청송처럼 자연'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한 곳이 바로 이탈리아다. 유럽 중남부에 있는 이탈리아는 로마 대제국이 탄생한 곳이며 도시마다 국가가 세워진 중세를 거쳐 1870년이 돼서야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룬 곳이다. 지중해 중앙부에 위치하면서 영토가 북서에서 남동으로 1천200㎞에 걸쳐 마치 장화 모양을 닮았다. 북쪽은 알프스산맥을 경계로 프랑스와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해 있다.
본지 기자는 이탈리아 현지를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국립공원, 국제슬로시티 등 그들의 자연'문화유산을 직접 관찰했다. 청송은 물론 대한민국보다 앞서 세계시장에 자연'문화유산을 알리고 그것을 관광과 경제 등 다양한 면에 활용한 곳이 이탈리아다. 3차례에 걸쳐 이들의 선진 문화정책 등을 분석해 본다.
◆불편한 오지마을 친퀘테레가 보석으로 재탄생
이탈리아 북서부 라스페치아(La Spezia) 지방의 친퀘테레(Cinque Terre)는 5개의 해안마을로 1999년 10월 6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친퀘테레란 말 자체가 '다섯 개의 땅'이란 뜻으로 중세시대 해안마을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해안마을은 북쪽에서 해안을 따라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 베르나차(Vernazza), 코르닐리아(Corniglia), 마나롤라(manarola), 리오마조레(Riomaggiore)다. 이 마을들의 교통수단은 철도와 배뿐이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지 않다 보니 오랫동안 외부인들에게 소개되지 않아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국립공원 지정에 앞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지만 그 후 20년 동안 교통이 발전했거나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없다. 아직도 어업활동을 하는 어부들이 마을의 주 생산자이며 전통 그대로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단적인 예로 마을 곳곳마다 애완동물과 바닷가 동물들을 위한 급수대가 있다.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물을 먹을 때도 사람들은 그에 해당하는 값을 치러야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관대한 이 마을 주민들의 심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마을마다 가장 높은 곳,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는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뿌리를 영원히 기억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조상을 죽은 후에도 정성으로 봉양한다는 의미도 있다.
인간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손을 대지 않았기에 자연이 10㎞가 넘는 아름다운 해안 절벽을 선물했다. 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검은 바위 위로 아름다운 색상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눈을 즐겁게 한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았던 그들은 고기잡이를 위해 먼바다로 나간 가족과 이웃이 돌아오는 길에도 자신의 집과 마을을 잘 볼 수 있도록 알록달록한 색으로 집의 외벽을 치장한 것이다. 또한 거친 풍랑에 집이 파손되거나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해 서로 버팀목이 돼 주었다.
◆아름다운 섬 카프리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카프리'(Capri)는 모 맥주회사의 맥주 상표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카프리섬은 티레니아(Tyrrhenian) 해안 나폴리(Napoli)만 입구, 소렌토(Sorrento) 반도 앞바다에 있다. 섬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인류가 거주한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가 산재한 곳이다.
과거 로마의 아우구스투스(Augustus) 황제와 네로(Nero) 황제 등의 휴양지로 이름난 곳이다. 이탈리아 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지배한 로마의 황제들이 어느 곳보다 더 사랑했던 휴양지가 카프리섬이었다. 영국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허니문 장소였고, 전 축구 국가대표 박지성 선수의 신혼여행지도 바로 이곳이었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유명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이 바로 카프리섬이다.
카프리섬의 백미는 '푸른 동굴'이다. 길이 53m, 너비 30m, 높이 15m의 해식동굴인 이곳은 햇빛이 바닷물을 통해 동굴 안을 푸른 빛으로 채운다. 로마시대부터 이 동굴이 이름나 있으며 현재도 그 자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몬테솔라로 산 정상도 카프리섬과 해안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사람에게 추천되는 곳이다.
용암으로 형성된 섬이기 때문에 섬 곳곳을 찾을 때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미니 버스가 편리하다. 이 버스는 수천 년 이상 된 좁은 길로 여유롭게 다니며 주변 풍광을 선물한다. 좁은 골목에서 차량이 겹칠 경우 마을 주민들은 버스를 위해 길을 비켜주는 것은 물론 길을 가던 주민들도 버스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몸을 피해준다. 주민들 모두 배려와 여유로움이 몸에 밴 곳이다.
◆휴화산 속에 담긴 알바노 호수, 교황의 여름 휴양지
로마 중심에서 17㎞쯤 떨어진 곳에 교황의 여름 휴양지가 있는 카스텔 간돌포(Castel Gandolfo)가 있다. 로마에서 차로는 20분 정도이며 기차역이 있어서 기차로도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하는 곳이다.
이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교황의 여름 별장이 있고, 그 위에 서면 알바노(Albano)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알바노 호수는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두 개의 분화구에 호수가 만들어진 곳으로 타원형을 띠고 있다. 호숫가에는 화산재 등으로 이뤄진 검은 빛 모래사장이 있고 일부에는 잔디를 심어 수영이나 요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곳이 아니라 이탈리아 휴양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로마 중심에서 먹는 음료 등 음식값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며 호반을 따라 풍광이 좋은 곳에서는 이탈리아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이 호수에서 어업활동을 하며, 이곳은 민물장어가 유명한 곳이다. 호수는 누구든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자문 대한관광경영학회 김영규'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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