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바른정당, 통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서둘러 통합에 나서야 할 필연성이 있는데도, 내부 문제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고, 바른정당은 자강파와 통합파로 나뉘어 시끌벅적하다. 양당이 통합해 정부 여당을 견제해도 부족할 판에 당내에서 싸움질만 벌이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을 출당시키는 절차에 돌입했지만, 친박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혁신위원회는 이들 3인에 대해 자진 탈당 권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출당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표는 다음 달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을 보고 출당 조치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당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현재처럼 어정쩡한 상태로 가다간 자칫 당 간판을 내려야 하는 만큼 '친박과의 단절'은 한국당의 생존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와 다름없다. 친박 잔재를 어느 정도 털어내야 바른정당과의 통합, 보수 지지층 복원은 물론이고, 정부 여당과의 대등한 싸움이 가능해진다.

바른정당은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측과 한국당과 통합하려는 측의 논쟁이 치열하다. 둘 다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자강파든 통합파든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있다. 바른정당은 국정 주도권이 없는 제4당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국회에서는 별다른 일을 못하면서 당내에서 큰소리치는 몇몇의 목소리에 휘둘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국민은 일부 정치인이 내세우는 '의리 타령'이니 명분 쌓기니 또는 자기 변명적인 논리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벌써부터 오만한 인상을 주는 정부 여당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고, 보수층의 정서를 합리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필요할 뿐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뭉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둘 다 정치적 지향점이나 이념 스펙트럼이 비슷한데다, 통합의 장애물인 친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가. 연말쯤 통합될 것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마음도 급하고 대내외 정세도 심상치 않다. 양당은 통합의 걸림돌을 하나씩 없애가면서 전격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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