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탄두 탑재 전략 핵 잠수함(SSBN), 전략폭격기 등으로 이뤄진 미국의 '핵전력 3각축'(nuclear triad) 체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미 노스다코타주(州) 미노트 공군기지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미국은 핵전력 3각축 가운데 하나라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정부가 핵전력 체제 재점검에 나선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SSBN 전력은 '신성불가침'(sacrosanct)이라고 강조하고 전략폭격기 등 공중 발사 핵전력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핵전력 3각축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면서, 그러나 국방장관 취임 이후 이런 견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매티스는 1월 트럼프 내각의 초대 국방장관 지명 시에는 지하 격납고에 있는 ICBM이 '소모품'(expendable)이라고 주장했다.
매티스는 "ICBM을 핵전력 3각축으로부터 떼놓고 핵 억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더구나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현 체제를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전쟁을 피하는 열쇠는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은 곧 자살행위(suicidal)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가상적국이 인식할 수 있는 데 충분한 핵전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매티스는 "우리는 적국이 이를(미국의 이런 각오를) 직시하고 미국에 대한 선제공격이 불가능하며, 공격 시 미국의 보복 공격이 엄청나기 때문에 그런 공격을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이런 방식을 통해 억제력이 가동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이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해 발효 중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대한 재점검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올 2월까지 전략 핵탄두 보유 수를 1천550개로 줄여야 한다.
매티스는 "이 협정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협정을 별도로 준수할 것인지 아니면 관련 군축협정과 연계해서 검토할 것인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티스 장관은 미노트 기지의 미사일 발사 시설과 장병들을 순시한 뒤 이날 저녁 미군 핵무기 운용을 관할하는 오마하의 전략사령부에 도착했다. 매티스는 이곳에서 비밀 브리핑을 받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매티스의 미노트 기지 및 전략사령부 방문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핵실험과 ICBM시험을 강행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신호이자 전 세계 군사력을 모두 합친 것보다 우위에 있다는 미국의 국방력과 핵 능력을 환기하려는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3일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주장한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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