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 지원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비행거리 3천700㎞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우리의 화해 손짓을 또다시 외면한 셈이 됐다.
정부는 전날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보건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21일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고 발표했다.
'대북 인도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지만 북한에 화해의 메시지를 전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 지원 검토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자체적인 핵'미사일 개발 일정과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반발이 반영된 도발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도발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고민하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에 '대북 인도 지원 카드'로는 꽉 막힌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도발에도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 지원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15일 브리핑에서 "영유아,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검토 방침을 밝히고, 이어 하루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다시 나서면서 지원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엄중한 상황에서 부담을 무릅쓰고 북한에 화해의 손짓을 했지만 사실상 외면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로 국제사회를 뒤흔든 지 이틀 만인 7월 6일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정부는 같은 달 17일 북한에 군사 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다가 7월 28일 화성-14형을 심야에 기습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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