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른 유니폼 벗는 '국민타자' 당신이 있어 행복했노라

이승렵, 내달 3일 라팍서 은퇴식

그 누구보다도 화려했다. 각종 상을 휩쓸었고, 숱한 대기록을 양산했다. 전설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여럿이지만 그가 이룬 업적을 뛰어넘는 이는 없다. '라이언 킹', '국민 타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승엽(41) 얘기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1995년 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는 타자로 보직을 바꾸고 거포로 거듭나 역대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이승엽은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다. 최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엽은 리그 최우수선수(MVP)상 최다 수상자다. 1997년, 1999년, 2001~2003년 등 다섯 차례 이 상을 거머쥐었다. 올해까지 국내에서 15시즌을 뛰는 동안 골든글러브도 10번 받았다. 그를 상징하는 것은 홈런. 그의 방망이에서 터져 나온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동점 3점 홈런,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째 홈런 등은 그라운드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특히 그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기둥이자 명장면 제조기였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쿄 라운드 일본전 8회 역전 2점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8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국민 타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그런 활약 덕분에 '이승엽이 등장하는 약속의 8회'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야구공과 방망이로 많은 팬을 행복하게 했던 이승엽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다음 달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푸른 유니폼을 벗는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팬들도 못내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며 그에게 마지막 감사를 전한다. "이승엽,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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