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안심지역이 사회적경제 빌리지로 뜨고 있다. 동네 주민이 주체가 되어 일자리 창출, 지역 발전을 위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설립에 앞장서고 있다. 안심지역 율하'신기'서호동에는 17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설립돼 하나의 빌리지를 형성했다. 대구 전체의 사회적경제 조직은 702개다. 마을 단위로는 안심지역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고 전국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사회적경제는 이윤 극대화가 최고 가치인 시장경제와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으로 주민이 주도하는 '풀뿌리 경제 공동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설립되는 사회적경제 조직은 크게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교육을 위한 조직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행복한 삶을 위한 조직으로는 슈퍼마켓 사업인 마을기업 '땅이야기', 도시락 사업인 사회적협동조합 '동구행복네트워크', 반찬 사업인 마을기업 '달콤한 밥상', 건축협동조합 '공터', 동네책방협동조합 '책방아이' 등이 운영되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 모임으로는 공동육아 '동동어린이집', 방과후 마을학교 '둥지', 민간 도서관 '아띠도서관' 등이 있다. 또 장애'소수자가 어울려 살아가는 조직도 있다. 한사랑어린이집, 마을애 등도 있다. 이들 17개 사회적경제 조직은 연간 매출 10억원, 고용 100명 이상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범적 운영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을 견학하는 탐방객이 연간 1천 명을 넘고 있다.
안심지역에 사회적경제 빌리지가 만들어진 배경도 이채롭다. 안심지역은 교육'문화적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K2 전투기 소음 등 주거 환경이 취약하다. 전체 주민 10만 명 중 장애인, 빈곤층,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도 30%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시아폴리스,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신규 입주민과 부의 양극화가 발생했다. 그래서 주민 자발적으로 빈부 격차 해소와 자급자족을 위한 경제공동체가 싹트기 시작했다. 사회복지법인 한사랑어린이집에 원생을 보낸 학부모들이 2008년 아띠도서관을 만든 것을 시초로 사회적경제 조직이 잇따라 설립되기 시작했다. 이들 부모들은 협동조합을 구성해 도시락, 방과후 교육, 카페 사업 등을 이어갔다. 동구청도 2014년 사회적경제 지원 조례를 제정해 신규 설립을 도왔다. 2015년에는 민간 차원 안심사회적경제협의회까지 구성됐다.
송영우(43) 책방아이 조합원은 "안심마을은 오래된 가옥과 아파트 숲, 대형 멀티플렉스와 5일장, 분양단지와 임대단지 등이 공존하는 복합 동네"라며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다름을 부각하기보다 어울림을 지향하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최윤석 동구청 사회적경제 담당은 "안심지역은 10년 사이 신도시 조성 등으로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며 "의식 있는 주민들이 자급자족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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