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한명의 '전설' 은퇴…야구 인생은 이들처럼

이승엽과 함께 떠나는 이호준의 야구 인생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지난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이 열리기 전 은퇴 투어 행사에 참석해 NC 이호준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지난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이 열리기 전 은퇴 투어 행사에 참석해 NC 이호준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41)은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다. 이승엽 외에 또 하나의 별이 사라진다. NC 다이노스의 큰 형님 이호준(42)도 이번 시즌 후 은퇴한다. 선수 생활 마지막 해에도 팀의 중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1995년에 프로에 데뷔한 경북고 출신 이승엽은 '국민 타자'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 일본에서 8시즌을 보낸 것을 제외하면 삼성 유니폼을 입고 15시즌째 뛰고 있다.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각종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달성하는 등 홈런에선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5개)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이호준은 이승엽과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프로 데뷔는 1994년. 광주제일고 출신인 이호준은 투수로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지만 곧 타자로 전향했다. SK 와이번스(2000~2012시즌)를 거쳐 NC에서 뛰고 있는데, 이승엽처럼 팀의 최선참이다. 1루수와 지명타자 역할을 병행해온 점도 닮았다. 여기다 공교롭게도 은퇴 시점까지 같아졌다.

이승엽에게 가린 감은 있지만 이호준의 활약도 뛰어났다. 21시즌(군 복무 기간 등 제외)을 소화하면서 19일 경기 전까지 통산 335개의 홈런을 때렸다. 리그 통산 홈런 4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보다 기록이 앞서는 이는 이승엽, 양준혁(은퇴'351개), 장종훈(은퇴340개)뿐이다. 그는 NC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엔 NC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이승엽은 이호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자신 때문에 이호준이 덜 주목받는 것 같아서다. 이승엽은 "호준이 형은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아직 기운도 넘치신다. 저보다 더 나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저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든다. 그래도 한 번씩 밥도 같이 먹는 사이니까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승엽의 '인생 제2막'은 아직 어떻게 열릴지 알 수 없다. 다만 이호준은 은퇴 후 방송 해설위원과 지도자 생활을 두고 무엇을 택할지 고민 중이다. 워낙 말솜씨가 좋은 데다 성격이 쾌활해 방송도 잘해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주변의 신망이 두터워 지도자로 나서도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이란 평가다.

이호준은 "승엽이는 평소에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동생이다. 내가 같이 은퇴를 하는 바람에 덩달아 축하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승엽이에게 미안하다"며 "여기서 조금 더 야구를 하는 것은 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은퇴하는 게 마지막 꿈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