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당' 창당될 뻔했는데…

여야 일부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 정당인 가칭 '대구당'을 창당할 뻔한 뒷얘기가 전해져 주목된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대선 직전 '녹색당'같이 작지만 뚜렷한 목표를 갖는 지역 정당 창당을 추진했다.

곽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홍 의원을 만나 "계획했던 대로라면 우리는 지금 같은 당에 있을 것"이라며 "홍 의원이 복당하는 바람에 창당 작업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두 의원에 따르면 홍 의원이 민주당에 복당하기 전, 대구 시내 모처에서 별도로 곽 의원을 만나 여야를 뛰어넘어 오로지 대구만을 위한 일명 '대구당' 창당을 기획했다. 김상훈 의원 등을 포섭(?)하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창당할 경우 두 의원의 대학 후배인 추경호 의원도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속도를 낼 것만 같던 창당 작업은 10여 일 만에 끝이 났다. 홍 의원이 민주당 복당을 선언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린 것이다.

비록 실패는 했으나 두 사람이 지역당 창당이란 활로를 모색하게 된 이유는 기성 정당에 대한 회의감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당 당무 등 정당 정치에 쏟는 역량을 고스란히 지역에만 투입한다면 더욱 보람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홍 의원이 당내 기반이 약한 대구 출신이라는 점과 곽 의원이 바닥을 치고 있는 한국당 소속 비주류란 점도 새로운 활로 모색에 동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의원은 1955년생으로 친구이자 고려대 동기이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곽 의원이 달서구청장 시절 민주당 비례대표였던 홍 의원과 달서구와 북구를 오가며 수시로 술잔을 기울여 왔던 사이다.

대구당 창당 구상은 끝내 무산됐으나 두 사람의 대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변함이 없다. 연말 국회 예결위 소위에 두 사람이 여야 대표로 나란히 들어가 대구 예산을 반드시 챙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곽 의원은 "내년 대구 예산이 어렵다는데 어떻게든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고, 홍 의원도 "바닥을 치고 있는 지역 경제를 생각하면 잠도 안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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