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살맛 나는 사회적경제 공동체 일궈가는 대구 안심

대구시 동구 율하'신기'서호동 일대 안심지역이 대구의 대표적인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 전체 702개의 사회적경제 조직 가운데 17군데가 몰려 있다. 단일 마을 단위로는 대구에서는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많다. 동네 주민이 주체가 되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을 이끄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이 앞다퉈 생기면서다. 성공 사례로 찾는 발길도 잦고 관심거리이다.

사회적경제는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는 다른 개념이다. 사람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경제 활동으로, 동네 주민이 중심이 되는 그야말로 '풀뿌리 경제 공동체'와 같은 셈이다. 인구 10만을 헤아리고 K2 비행장 전투기 소음 등 취약한 주거 환경 속에 사회적경제 조직이 싹을 튼 것은 2003년부터이니 10년 넘은 세월이 흘렀다. 혁신도시 등으로 인한 새로운 입주민과의 삶의 차이, 부의 양극화 등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 출발한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이 이제 빛을 내기에 이른 만큼 더욱 값지다.

17곳의 사회적경제 조직은 크게 두 갈래다. 도시락과 반찬 사업 등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조직, 공동어린이집과 장애'소수자를 위한 조직 등 교육을 겸한 조직이다. 출발은 주민들 스스로였다. 여기에 2014년 동구청의 지원조례 제정과 같은 뒷받침도 맞물렸다. 오랜 세월에 걸친 주민들의 남다른 노력 끝에 거둔 결실은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연간 매출 10억원에다 100명이 넘는 고용 효과까지 거두게 됐다. 해마다 1천 명 이상의 탐방객이 몰리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안심 마을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일궈낸 이러한 결실은 주민 자활(自活)의 값진 결과물임이 틀림없다. 주민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고 나서 열악한 주거 환경과 다양한 이질적 주민 구성 요소까지 조화시켜 뜻을 모으고 머리를 맞대 '무(無)에서 유(有)'를 일궈냈으니 말이다. 사라진 우리네 옛 공동체 마을 건설 사례의 본보기로도 됨직하다. 안심 사람들의 활동은 안심을 살맛 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이들의 소중한 경험은 대구의 훌륭한 자산이다. 안심 마을의 사례가 더욱 퍼져 대구가 살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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