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라이버는 어음이고, 퍼트는 현찰이다"

윤선달의 골프 알까기 유머

내기골프에는 그날그날의 컨디션과 상대에 대한 심리전 등 흥미로운 속성들이 숨어 있다. 이번 주에는 내기골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골프 5계'를 소개한다.

화랑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화랑 술이 있고, 화랑 담배가 있다. 또 '세속 5계'가 있다. 신라시대 원광법사가 화랑이 지켜야 했던 다섯 가지 계율인 세속 5계를 얘기했듯 골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골프 5계'가 있다.

첫째, 일취월장(一取越長). 원 퍼트는 장타보다 낫다는 얘기. 드라이버는 어음이고, 퍼트는 현찰이다. 여기서 시류에 편승해 '알까기'를 한 번 더하면, '일자리 만들어 취직시키고, 월급 많이 주어서 장가보내자'는 의미다.

둘째, 이구동성(二球同成). 세컨샷은 성공의 지름길. 공이 위험한 곳으로 날아간 경우 이구동성으로 굿샷의 반대말인 "볼(ball)~~"이라고 소리치게 되는데, 이 경우 정확한 영어 표현은 "포어(Fore)~~"다. 앞에 있는 사람이 위험하니 피하라는 뜻이다.

셋째, 삼고초려(三高初慮). 3명의 고수와 붙는 백돌이(100타 안팎을 치는 골프 초급자)는 걱정이 태산이다. 삼고초려하는 백돌이는 삼파전에 끼어 홀마다 세 파(Par)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그늘집에서 '파 전'을 많이 먹게 된다. 젖먹던 힘까지 내서 파 존(Par Zone)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가장 멋진 파는 '실력파'.

넷째, 사고무친(四高無親). 4명의 고수끼리는 절대 친할 수 없다는 뜻. 또한 드라이버, 아이언, 어프로치, 퍼트 4가지 다 고수면 친구가 없어진다고 하는 것도 사고무친이다. 죽마고우끼리는 고스톱을 칠 때, '포고(four go)까지 하면 친구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된다.

다섯째, 오비이락(誤飛二落). 오비를 내면 상대팀 2명이 즐거워한다. 홈런타자가 삼진이 많듯, 장타자가 겁이 안 나는 것은 오비(OB)가 많기 때문이다. 거만하게 쳐서도 안 되고, 방만하게 쳐서도 안 되는 것이 골프다. 거리만 내는 것을 '거만하게 친다'고 하고, 방향만 제대로 내는 것을 '방만하게 친다'고 한다. 골프공의 방향을 잡아주는 치료제가 방향제(?).

최근 골프에는 중국 속담들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타호신(多打好身)=많이 치니, 운동이 돼서 몸에 좋고 ▷소타호심(小打好心)=조금 치니 점수가 좋아서 마음이 좋고 ▷다타호타(多打好打)=내가 많이 치니, 상대 점수가 좋아서 남이 좋아하고 ▷소타호낭(小打好囊)=조금 치니, 돈이 안 나가서 주머니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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