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려오는 입당 원서…내년 썰물처럼 빠져나갈 당원

한국당 선거용 몸집불리기

자유한국당 당직자 A씨는 최근 급증하는 당원이 반갑지만은 않다. 하루에도 수천 장씩 입당 원서가 접수되고 당원이 불어나지만 '선거용'이라는 인식을 떨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A씨는 "당원이 모이고 한국당 당세가 커지는 건 반갑다"면서도 "현재의 당원 증가는 내년 선거에 나서려는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위주로 모이는 양상이어서 선거 후에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한국당이 인적 쇄신과 함께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 나서고 있지만 당직자들은 마냥 신나는 게 아니다. 밀려오는 입당 원서에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야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는 데다 내년 선거가 지나면 썰물처럼 당원이 빠져나갈 공산도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원 모집 규정까지 완화돼 재정적으로도 열세란 인식도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한국당은 현재 각 시도당별로 목표치를 설정해 두고 당원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원 확보로 밑바닥 조직을 다져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고, 입당 러시를 보여줌으로써 인적 청산에 대한 특정 계파의 반발을 희석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국당에 따르면 지난 7, 8월 입당 원서를 낸 당원은 책임'일반당원을 합해 총 8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입당 러시는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이 주도하고 있는데, 지난 14일 대구시당에만 3천 명이 입당 원서를 냈다. 한국당은 연말까지 각 시도당별로 1만 명씩 당원을 늘려 총 20만 명의 책임당원을 추가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침체된 당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책임당원 요건을 지난 7월 24일 이후 월 2천원 이상, 6개월 이상 당비 납부자에서 월 1천원 이상, 3개월 이상으로 크게 완화한 것이 당원 확충에 한몫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의 당원 동원령이 짧은 기간 한시적일 공산이 커 당세가 크게 확장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다음 달에도 구미 2천 명을 시작으로 경북 전역에서 도당별로 모두 합쳐 3만 명 이상이 입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총선이나 대선 등이 끝나면 통상 책임당원이 한꺼번에 탈당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오랫동안 당을 위해 헌신하는 책임당원은 다소 한정돼 있어 재정적으로도 큰 도움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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