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사실상 반대 당론 투표를 하기로 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부결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걸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홍준표 대표의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때 소속 국회의원 5명이 본회의에 불참한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전원이 참석해야 한다. 비상한 각오로 투표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결집한 모습으로 부결 당론으로 투표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특히 "듣기로 한두 명이 학연이나 지연으로 찬성하는 의원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학연이나 개인적 의견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처럼 홍 대표가 부결 당론 투표와 참석을 독려하는 것은 겉으로는 동성애에 대한 김 후보자의 우호적 시각과 사법부 코드화 등으로 '김명수 절대 불가'에 총력전을 주문하는 것처럼 비치지만 사실은 자신의 재판을 염두에 둔 부분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래시계' 검사 홍 대표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앞두고 드라마 속 명대사 '나 지금 떨고 있니?'를 말하고 싶은 상황이라는 것.
최근 당내에서도 이러한 해석에 신빙성을 더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가 '싸움닭', '스트롱맨' 이미지가 있지만 의외로 겁이 많다.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과 관련해서도 초조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다른 정당 소속이지만 홍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판사 출신 의원이 홍 대표에게 전화해 '김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검찰이 홍 대표 1억원 수수 과정과 관련한 뚜렷한 물증을 못 잡았고,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진술도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어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현재 '성완종 리스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다. 그는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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